[스포츠한국 수원=이재호 기자] 32강부터 K리그1(1부리그)팀들이 합류한 2019 FA컵. 하지만 16강에 진출한 팀은 12개 K리그1팀 중 단 6개 팀이었다. 전북 현대, 울산 현대, FC서울 등 유수의 팀이 탈락하며 ‘언더독의 반란’으로 점철된 FA컵이 정말 재밌어졌다.

17일 16경기가 일제히 열린 FA컵은 대이변의 연속이었다. 전북 현대가 무려 홈에서 K리그2(2부리그)의 안양FC에게 0-1로 잡히며 가장 큰 이변의 대상이 됐다. 더블 스쿼드를 갖춰 백업급 선수도 국가대표급으로 갖췄고 이날 경기에 최철순, 티아고, 아드리아노, 손준호 등 몸값 높은 선수들이 모두 나왔음에도 안양에게 잡혔다. 안양은 K리그2에서도 최하위권(9위)이다.

대어 전북을 잡은 안양. 대한축구협회 제공
같은 현대가인 울산 현대도 크나큰 이변의 대상이 됐다. 내셔널리그(3부리그) 우승팀인 대전 코레일에게 무려 0-2로 패한 것. 7라운드까지 2019 K리그1 1위에 지난해 FA컵 준우승팀, 2년전 FA컵 우승팀임을 감안하면 ‘FA컵 강자’ 울산의 탈락은 충격적이다.

인천 유나이티드 역시 안데르센 감독이 나가고 임중용 감독대행의 첫 경기였음에도 K3(4부리그)의 청주FC에게 홈에서 0-1로 패하며 정신 차리지 못했다. 콩푸엉 등이 선발로 나섰음에도 청주에게 도리어 당한 것.

이외에도 제주 유나이티드와 대구FC도 이변의 대상이 될 뻔했다. 강릉시청 원정경기를 떠난 제주는 1-1 무승부 이후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4-2로 겨우 이겼다.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은 승리였다. ‘디펜딩 챔피언’ 대구는 수원FC 원정에서 후반 36분 선제실점을 하며 10분도 남기지 않고 뒤진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하지만 김대원과 정성원이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 역전골을 넣는 기적을 만들며 2-1 짜릿한 역전승을 해냈다. 지난해 FA컵 우승팀인 대구입장에서는 아찔한 경기였다.

이외에도 안동과학대가 K리그2의 선두인 광주FC를 상대로 2-2 무승부 이후 승부차기까지 갔음에도 3-4로 아쉽게 패해 이변을 만드는데 실패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FA컵의 묘미는 하부리그팀의 K리그1팀 꺾기다. 단판승부로 결정되기에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32강부터 K리그1 12개팀 중 6개팀이 떨어지리라고 생각한 이는 없었다.

전북을 잡은 안양의 김형열 감독은 “"머리가 굉장히 아프다. 이래서 축구인가 보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오늘 경기보다 주말 경기(K리그2)에 대비했다”며 기적을 만들었음에도 얼떨떨해했다.

전북, 울산, 서울 등이 떨어진 현 상황은 K리그1 타팀들에게 우승 가능성을 높인다. K리그1팀간의 경쟁(vs포항)에서 승리한 수원 삼성의 이임생 감독도 “의외의 결과가 매우 놀랍다. 수원도 방심하지 않고 집중해서 리그와 FA컵 준비해야한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8강에 진출한 팀은 누구나 우승을 꿈꿀 수 있게 됐다. 특히 K리그1팀이라면 더욱 그런 꿈을 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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