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유나이티드
[스포츠한국 인천=김명석 기자] 인천유나이티드의 ‘주장’ 남준재가 또 다시 미소를 짓지 못했다. 지난 경기에선 퇴장을 당했던 그는 이번 경기에선 부상으로 쓰러져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남준재는 17일 오후 7시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청주FC(K3)와의 2019 KEB하나은행 FA컵 32강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전반 23분 부상으로 교체돼 경기를 일찌감치 마쳐야 했다. 팀은 청주에 0-1로 패배, 32강전에서 탈락했다.

남준재에겐 그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앞서 사흘 전 울산현대전에서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면서 팀의 0-3 패배를 지켜봐야 했기 때문. 공교롭게도 울산전 패배 이후 욘 안데르센 감독이 사실상 경질됐다.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결장한 가운데 이날 그가 선발로 나선 것 역시 울산전 징계 여파로 오는 주말 FC서울전에 나설 수 없었던 상황이 깔려 있었다.

마침 연패를 끊어내야 상황이었던 만큼, 임중용 감독대행도 남준재를 선발명단에 적어 넣었다. 주장으로서 분위기 반전을 위한 선봉에 나서달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상대팀에게도 ‘경계대상 1호’였다. 경기를 앞두고 서원상 청주 감독도 “남준재 쪽을 커버해야 한다”며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마침 남준재도 초반부터 상대 골문을 위협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려 애썼다. 전반 12분 주종대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슈팅으로 연결하며 상대 골문도 위협했다.

다만 전반 23분. 예기치 못한 변수가 또 다시 남준재를 덮쳤다. 이번엔 부상이었다. 그는 자기진영으로 복귀하던 도중 종아리 근육에 통증을 느끼고 그 자리에 쓰러졌다.

덩그러니 앉아있는 상황에서 그는 주장완장을 벗는 것으로 더 이상 뛸 수 없음을 알렸다. 결국 그는 들것에 실린 채 경기장을 빠져 나가야 했다.

인천 서포터스는 들것에 실린 채 응원석 앞을 지나가는 남준재를 향해 응원가를 불러줬다. 남준재는 또 다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인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팀의 주장이자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했을 남준재가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실려 나가면서 인천도 급격히 흔들렸다. 단단한 청주의 수비 조직력에 번번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인천은 결국 0-1로 충격패를 당했다. 공식전 6연패의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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