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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인천=김명석 기자] 인천유나이티드의 레전드인 임중용(44) 수석코치가 ‘당분간’ 인천의 지휘봉을 잡는다. 경질된 욘 안데르센 전 감독의 빈자리를 잠시 메우는 역할이다.

임중용 감독대행 체제는 16일 오전 첫 훈련을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임 대행은 17일 오후 7시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청주FC(K3)와의 FA컵 32강전을 통해 데뷔전에 나선다.

‘당분간’이라는 단서가 붙는 이유는, 임 감독대행이 아직 P급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K리그 규정에는 감독은 반드시 P급 이상의 지도자 자격증을 보유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임 감독대행은 결국 최대 60일까지만 지휘봉을 잡을 수 있다. 인천은 그 사이 새로운 사령탑을 찾아야 하는 셈. 임 코치는 새 감독이 선임되면, 다시금 수석코치로 복귀할 예정이다.

문제는 언제까지일지 모를 임중용 감독대행 체제에서 뚜렷한 반전을 이뤄내지 못했을 경우다.

임중용 대행은 구단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2004년 인천의 창단멤버로 합류해 선수 은퇴 후에도 인천에서만 몸담고 있다. 대건고(U-18)와 프로팀 코치, 수석코치 등을 차례로 역임했다. 팬들의 지지는 절대적인 수준이다. 인천의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기정사실화됐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팀 상황이 워낙 좋지 못하다. 부상선수가 속출한 가운데 과연 팀을 빠르게 정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소방수’ 역할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경력에 오점이 생길 수도 있다. 향후 P급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하더라도 부임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음은 물론이다. 그를 지지하는 팬들에게도 썩 반가운 풍경은 아니다.

반대로 임중용 대행 체제에서 대반전이 일어나도, 인천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규정상 임 대행에게 계속 지휘봉을 맡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감독 선임이라는 그야말로 '불필요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새로 선임되는 감독을 두고는 여러 뒷말이 나올 여지가 충분하다.

특별한 대안 없이 7경기 만에 사령탑 교체를 결정한 시기, 그리고 소방수로 ‘레전드’ 임중용 코치를 내세운 구단의 결정이 다소 성급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는 이유다. 만약 인천이 이 딜레마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자칫 구단의 레전드인 임중용 코치에게도 상처를 입힐 수 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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