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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인천=김명석 기자] “틀림없이 잘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1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 기자회견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도훈 울산현대 감독은 스스로 인천유나이티드를 언급했다. 총평을 하는 자리에서 ‘굳이’ 상대팀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도훈 감독은 “인천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틀림없이 잘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부상선수들이 돌아오면 다시 올라올 수 있을 것이다.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인천에 대한 김 감독의 응원메시지는 경기 후 기자회견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의 사전 인터뷰 자리에서도 “인천이 잘 되기를 바라고 있다. 틀림없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처럼 김도훈 감독이 인천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는 이유. 김도훈 감독에게 인천은 그 의미가 남다른 구단이기 때문이다.

인천유나이티드 감독 시절 김도훈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김도훈 감독은 지난 2015년 1월 인천의 지휘봉을 잡았다. 감독 경력이 없었던 그가 감독으로서 첫 발을 내디딜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준 구단이 바로 인천이었던 셈.

첫 시즌 상위스플릿 진입에 실패했을 땐 기자회견장에서 눈물을 흘릴 만큼 인천에 대한 김 감독의 애정은 컸다. 이른바 ‘늑대축구’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2015년 FA컵 준우승도 차지했다.

이후 그는 이듬해 9월까지 팀을 이끌다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울산 감독으로 부임해 또 다른 도전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김 감독은 “인천에 올 때마다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 당시보다 더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처음 감독을 할 수 있도록 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이 큰 팀이다. 늘 잘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 이날 김 감독이 이끈 울산은 인천을 3-0으로 완파하고 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개막 후 7경기 연속 무패(5승2무). 반면 친정팀은 5연패의 늪에 빠졌다. 김 감독도 애써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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