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김정우 “늘, 최선을 다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죠”
[인터뷰②] 김정우가 축구선수 은퇴를 후회하지 않는 까닭
[인터뷰③] 김정우의 축구인생 제2막, ‘확실한 목표’를 품고(끝)

ⓒ인천유나이티드
[스포츠한국 인천=김명석 기자] “아이들하고 친해지려고 노력도 많이 하고, 서로 알아가는 단계인 것 같아요(웃음)”

김정우 인천유나이티드 U-18(대건고) 감독은 요즘 자신의 ‘첫 제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열중하고 있다. 부임 후 이제 한 달이 겨우 넘은 만큼 선수들의 성격과 플레이 스타일 등을 더 자세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다.

벌써부터 뿌듯함도 느끼고 있다는 그다. 김정우 감독은 “가장 흡수가 빠른 시기다. 무엇을 알려주면 바로 나타난다”며 “아이들도 내가 요구하는 것을 해보려고 노력한다. 그런 모습이 보일 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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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마디 말보다, 함께 땀 흘리는 감독

훈련 중 김정우 감독은 선수들을 지켜보기만 하거나, 지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말보다 직접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열 마디 말보다 직접 시범을 보여주고, 함께 뛰는 것이 아이들이 더 많이 느끼고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들과 같이 뛰면서 지도를 하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전술적인 방향도 명확하다. 성적만을 위해 전술적인 틀을 짜기보다는 최대한 선수들의 창의성을 끌어내려 하고 있다. 그는 “전술적으로는 큰 틀만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유도한다”며 “그래야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면서’ 경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유소년이 가장 중요한 시기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지도철학이다. 김정우 감독은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잘 배워야 하고, 가장 잘 흡수할 수 있는 나이이기도 하다”면서 “실제로 아이들에게 무엇을 이야기해주면 바로바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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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경험과 이해, 김정우 감독만의 무기

특히 선수시절 김정우 감독만의 ‘다양한 경험’들은 지도자로서 그가 가진 강력한 강점 중 하나다. 다양한 포지션에서 뛴 덕분에 이해도가 높은데다가, 월드컵 등 큰 대회를 뛰었던 ‘선배’로서의 경험도 고스란히 제자들에게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우 감독은 “선수 시절 제가 잘 하던 것들을 아이들에게 이야기해주게 된다”며 “가령 수비할 때 어떻게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지, 패스 타이밍을 얼마나 더 빨리 가져가야 하는지 등 선수 시절 많이 생각했던 부분들을 아이들에게 요구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양한 포지션의 경험도 마찬가지다. 김정우 감독은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로 많이 나섰지만, 대학교 시절까진 공격적인 역할을 더 많이 맡았다. 심지어 상주상무시절이던 2011년엔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꿔 18골을 넣었다. 당시 K리그에 이른바 ‘뼈트라이커’ 열풍이 불었을 정도다.

김 감독도 “많은 포지션을 경험했던 것이 아무래도 큰 도움이 된다. 아이들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고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내가 직접 이해하고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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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제자들이 인정받는 모습, 얼마나 뿌듯할까요”

김정우 감독은 부임 후 한 달도 채 안 돼 우승의 맛을 봤다. 인천시축구협장기배에서 부평고를 꺾고 정상에 오른 것이다. 결승에선 김 감독의 모교이기도 한 부평고를 꺾었다. 프로 유스팀인 대건고의 성적은 앞으로도 많은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김정우 감독은 그러나 “성적에 대한 부담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아이들이 더 경쟁력이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는 최대한 안 받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애착이 가는 선수 유형이 ‘잘 하는 선수’가 아닌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김 감독은 “축구를 잘 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선수, 그리고 무엇인가를 얘기했을 때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는 아이들이 더 예뻐 보인다”고 말했다.

‘지도자로서’ 김정우 감독이 갖고 있는 목표도 확실하다. 축구인생 두 번째 막을 올리면서부터 마음속에 품은 목표다. 선수가 아닌 ‘감독 김정우’의 앞으로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가 지도하는 선수가 잘 발전하고 성장해서 좋은 곳으로 가고, 또 프로팀과 대표팀에서 인정받으면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경쟁력을 갖춘 ‘제 제자들’이 인정받으면서 뛰는 모습을 직접 보거나 TV로 보는 것. 얼마나 뿌듯할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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