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은 교체카드 2장이 남았음에도 끝내 이강인을 활용하지 않았다. 백승호는 아예 벤치에도 앉히지 않았다.

그나마 약체였던 볼리비아전에서 이기고 있음에도 이강인에게 1초의 시간도 허용하지 않은 거에 대해 여론은 좋지 않다.

하지만 매우 보수적이고 천천히 선수를 둘러보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성향을 생각하면 이강인과 백승호는 마치 이승우를 다루듯 꽤 오랜시간 지켜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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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2일 오후 8시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3월 A매치 평가전에서 후반 41분 터진 이청용의 헤딩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맹공을 펼치고도 수차례 골기회를 놓쳤던 한국은 후반 41분 왼쪽에서 홍철의 긴 크로스를 교체투입된 이청용이 날아올라 헤딩골을 넣으며 힘겨운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승리했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한국 축구 최고의 기대주 이강인이 활용되지 않은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강인은 벤치에 앉아 몸만 풀어도 수많은 시선이 쏠렸고 중계 카메라도 이강인을 잡기 바빴을 정도.

그러나 이강인이 몸만 풀다 끝내 나오지 않자 '볼리비아보다 더 강한 콜롬비아전에서는 더 이강인을 못 쓰는거 아닌가'하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벤투 감독의 성향을 이해해야한다. 벤투 감독은 아직 어리거나 경기감각이 떨어지는 선수를 첫 선발했을때는 최대한 지켜보는 편이다. 지난해 9월 부임 직후 이승우를 선발했지만 9월 한경기 잠깐 교체로 투입한 것 외에는 9,10월 아예 활용하지 않았다. 아시안컵에서도 대체발탁된 이승우의 활용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이승우가 갈수록 출전기회를 잡아가고 경기감각을 끌어올리고 훈련 등에서 벤투 감독의 철학을 이해하는 모습을 보이자 볼리비아전에서 약 30분가량의 출전기회를 부여했다. 이렇게 자신이 훈련으로 지켜보고 검증된 선수만 조금씩 출전기회를 늘려가지, 아예 베스트11급 선수를 정한 상황에서 교체도 소극적인 벤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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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입장에서는 당장 3월에 데뷔시키지 못해도 아직 평가전이 매우 많고 월드컵 예선 역시 초반에는 수준 낮은 팀과 경기를 하기에 언제든 이강인을 쓸 수 있다. 그동안 이강인이나 백승호가 소속팀에서 더 기회를 잡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더 활용할 가치가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동안 벤투의 선수 기용은 매우 보수적이고 조심스럽다. 파격적 변화는 거의 없었다. 이강인이나 백승호 모두 벤투 감독 앞에서 훈련에서 증명하고 그의 축구를 잘 이해한다면 이승우를 다루듯 조금씩 출전기회를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콜롬비아전에 이강인이나 백승호가 출전하지 못하더라도 벤투 감독의 보수적 성향을 감안하면 결코 '앞으로 쓰지 않겠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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