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파주=이재호 기자] “어쩔 수 없이…”

5분 내외의 취재진과의 짧은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어쩔 수 없이’라는 말을 4번이나 반복했다. 그저 축구를 잘하다보니 전국민의 희망이 됐고,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주장이 됐다. 그리고 기성용-구자철이 대표팀을 떠나자 이제 혼자 전국민의 관심을 받는 축구 대표팀을 이끌게 됐다.

어쩔 수 없지만 손흥민의 어깨는 무거워질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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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8일 경기도 파주 NFC에 소집돼 오는 볼리비아(22일 울산)-콜롬비아(26일 서울)전을 준비한다.

소속팀 일정으로 인해 19일 입소하는 이강인, 백승호, 이청용을 제외하곤 대표팀 27인 중 24인이 모두 모였다.

당연히 모든 관심은 손흥민에게 쏠렸다. 원래 대표팀의 에이스였지만 2018 러시아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거치며 ‘대표팀의 에이스’를 넘어 한국 스포츠계를 이끄는 인물로 부상했다. EPL에서도 맹활약하며 ‘올해의 선수’까지 언급되며 차범근, 박지성, 박찬호, 박세리처럼 국위선양을 하는 스포츠스타로써 무게감도 안았다.

손흥민에게 이번 대표팀 소집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특히 의미가 남다르다. 2019 아시안컵을 끝으로 기성용과 구자철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면서 이제 정말 대표팀을 이끌어야가는 입장이 된 것. 월드컵 이후 기성용에게 주장 완장을 물려받긴 했지만 아시안컵까지는 기성용과 구자철이라는 큰형들이 있기에 조금은 주장이라는 지위에서 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기성용과 구자철이 떠나면서 정말 손흥민이 에이스 역할은 물론 리더 역할도 도맡아야한다. 그래서인지 손흥민은 책임감을 많이 느끼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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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대표팀에 책임감을 가지지만 저도 나이가 있어서, 그리고 상황(기성용-구자철 은퇴)상 어쩔 수 없이 더 책임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체력적 부담을 얘기하시는데 어느 선수들 시즌 말미다 보니 비슷하다. 제가 잘 컨트롤해야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날 5분가량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어쩔수 없이’라는 말을 4번이나 했다. 체력적인 우려를 말할 때 나온 한 번의 표현을 빼고 3번은 대표팀 리더로써의 책임감을 말할 때 나왔다.

원하지는 않았지만 상황이 그렇게 다가왔기에 손흥민은 한국축구의 희망이 됐고 주장이 됐다. 그리고 선배들의 은퇴로 대표팀을 리더로써 이끌어야하는 위치까지 왔다. 모든 짐이 손흥민의 어깨에 놓였다.

‘어쩔 수 없이’를 반복할 수밖에 없는 손흥민이 어쩔 수 없이 떠안은 무게감을 누가 알아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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