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성남=이재호 기자] 성남FC와 수원 삼성의 경기는 라인을 올리려는 수원과 그 올린 라인의 뒷공간을 파려는 성남의 전술적 맞대결이 매우 흥미로웠다. 결국 웃은 것은 성남 남기일 감독이었다.

성남FC는 16일 오후 4시 경기도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9 K리그1 3라운드 수원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2년 반여만에 K리그1에서 복귀승을 거뒀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반 28분 전방 투입패스를 데얀이 경합을 하다 흘러 나온 것을 전세진이 과감하게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했고 이를 막으려던 성남 안영규가 전세진의 발을 걸고 말았다. 심판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염기훈이 키커로 나서 김동준 골키퍼가 날으는 반대방향으로 가볍게 차넣었다.

성남 역시 페널티킥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 35분 중앙에서 단숨에 길게 투입된 공을 김민혁이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하자 수원 수비수 민상기는 다소 무리하게 김민혁을 잡아끌었다.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외국인 공격수 에델이 키커로 나서 왼쪽으로 가볍게 차넣으며 1-1 동점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수원 팬입장에서는 아쉬운, 성남 팬입장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장면도 나왔다. 후반 34분 한의권의 페널티박스 밖 중앙 왼쪽에서의 왼발 슈팅이 성남 수비수 연제운의 팔에 맞고 코너아웃이 됐다. 수원 선수들은 페널티킥을 주장했지만 김희곤 주심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결국 승부는 후반 추가시간 갈렸다. 교체 투입된 서보민이 페널티박스 바로 밖에서 옆에 있던 조성준에게 내줬고 조성준은 빨래줄 오른발 강슈팅으로 수원 김다솔 골키퍼를 뚫어냈다. 짜릿한 역전 결승골에 성남종합운동장은 들끓었고 성남은 2년반만에 K리그1 복귀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 양상은 일명 ‘노빠꾸’ 축구로 자리매김한 수원이 지속적으로 전방압박을 통해 높은 라인을 유지하려 노력할 때 성남은 점유율은 다소 포기하더라도 많은 스루패스와 발 빠른 선수를 투입해 그 뒷공간을 파기 위해 노력하는 90분이었다.

수원은 데얀, 염기훈, 전세진 등 전방 공격수들부터 많은 활동량을 이어가며 성남이 김동준 골키퍼부터 빌드업을 할 때 지속적으로 압박해갔다. 성남 수비진은 임채민을 중심으로 이를 풀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무래도 전진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수원이 90분 내내 이런 축구를 지속할 수 없었기에 데얀부터 먼저 라인을 깊게 내려서며 ‘노빠꾸’가 아닌 가끔은 ‘빠꾸’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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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전술적 역량만으로 K리그2에서 성남을 승격시킨 남기일 감독은 이런 ‘노빠꾸’ 수원 축구를 공략하기 위해 처음엔 3-4-3, 전반 31분 조성준 투입 이후에는 3-5-2로 변경하며 지속적으로 수비 뒷공간을 노렸다. 이를 위해 발 빠른 조성준, 박관우, 서보민 등이 교체로 투입됐고 가끔은 뒤에서부터 긴패스로, 또 중원에서 김민혁을 중심으로 전방 스루패스로 어떻게 해서든 에델, 공민현 등이 수원 수비수들과 일대일로 맞서며 공을 경합하는 장면을 만들려 했다.

하지만 수원과 성남은 모두 원하는 바를 얻진 못했다. 수원은 지속적으로 라인을 올렸지만 전세진의 가끔 번뜩이는 플레이를 제외하곤 높기만 할뿐 섬세한 공격작업을 해내진 못했다. 성남 역시 지속적으로 스루패스가 투입되며 뒷공간에 경합 상황을 만들어도 에델이나 공민현이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결국 90분 내내 라인을 올리며 최대한 상대 골대 근처에서 경기를 하려 노력한 수원과 그런 수원을 역이용하려는 성남의 뒷공간을 파는 경기는 페널티킥만 하나씩 주고받으며 끝나나 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조성준의 원더골이 터지며 남기일 감독이 웃었다.

집요하게 뒷공간을 파던 성남 남기일 감독은 2016년 9월 17일 수원FC전 승리 이후 2년 6개월만에 감격의 K리그1 복귀승을 성남에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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