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포항 스틸러스에 3개의 우승컵(K리그, ACL, FA컵)을 안기며 ‘영일만 지단’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재성(36) 스포티비 해설위원이 이강인의 A대표팀 발탁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대한축구협회 제공
파울루 벤투 감독은 지난 11일 파주 NFC에서 오는 3월 볼리비아-콜롬비아와의 국내 A매치 2연전을 치를 축구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대표팀 명단 발표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단연 이강인의 발탁이었다. 고작 만 18세에 지나지 않는 이강인은 스페인의 명문 발렌시아에서 한국인 역대 최연소 유럽리그 데뷔를 해냈다.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강인이 곧바로 성인대표까지 발탁된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기대와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2월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를 통해 은퇴를 선언했던 김재성은 해설위원으로 K리그 현장을 누비며 재치 있고 정확한 분석을 통한 해설로 축구팬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로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반을 지배했던 김재성 해설위원에게 이강인 발탁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김재성은 “개인적으로 대표팀 명단 발표 당일을 기다렸고 이강인이 발탁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발탁됐다고 했을 때 참 기분 좋았다”며 “당장 축구대표팀이 메이저 대회를 앞둔 상황도 아니고 기성용-구자철의 은퇴로 분위기 환기도 필요하다. 그리고 잠재력으로 봤을 때 장기적으로 이강인이 지금부터라도 대표팀에 와서 분위기를 익히고 벤투 감독의 철학을 직접 느껴봐야 대표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축구대표팀 멤버로서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 우루과이전 선발까지도 뛰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대표팀은 밖에서 볼 때와 안에서 볼 때 완전히 다르다. 소속팀에서는 어떤 역할을 원하고 그걸 수행하려고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원하는 역할과 이를 위해 해야 하는 노력이 다를 수 있다. 대표팀을 한번 갔다가 돌아가는 길에는 항상 숙제를 떠안고 가는데 바로 그런 숙제를 해결하다보면 어느새 성장해 있다”며 소속팀뿐만 아니라 대표팀을 다녀오며 느끼는 것들을 통해 선수가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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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의 발렌시아에서의 플레이를 보며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를 묻자 김재성 위원은 “물론 나이적으로 축구적으로 완벽한 모습을 보일 시기는 아니다. 하지만 어리다고 간단한 플레이만 하려는게 아니라 자신이 잘하는 플레이를 그 수준 높은 곳에서 계속 해내려고 하는 모습이 보이더라. 계속 도전하고 실수하며 결국 해내기도 하는 모습은 분명 동나이대 선수들과 다르더라”라며 “물론 축구대표팀은 당장에 잘하는 선수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멀리봤을 때 대표팀에 필요한 선수를 뽑는 것도 필요하다. 대표팀에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당시 10대였던 석현준과 손흥민을 대표팀 중고참의 나이로 함께 해본 경험이 있는 김재성은 “확실히 어린 선수들이 들어오면 젊은 분위기를 발산하고 덩달아 대표팀 전체가 활기 있어진다. 물론 훈련이나 경기에서 미숙한 부분을 보일 수밖에 없다. 긴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대표팀의 핵심이자 중심인 손흥민은 10대의 나이부터 대표팀을 경험했기에 지금처럼 대표팀에서 입지를 빠르게 단단하게 가져갈 수 있는 요인”이라며 어린 선수들의 대표팀 발탁의 긍정적인 요소를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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