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유벤투스를 2-0으로 꺾고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원정 득점에 실패한 유벤투스는 다음 달 13일 홈에서 열릴 2차전에서 실점 없이 아틀레티코의 방패를 세 번이나 뚫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AFPBBNews = News1
이번 경기는 서로 다른 시나리오를 구상한 감독과 함께, 상황에 따른 공격 전개 방식이 차이를 만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아틀레티코가 강점을 가진 수비력을 바탕으로 역습 상황에서 디에고 코스타-앙투안 그리즈만 투톱을 활용하고자 했다.

4-4-2 포메이션에서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된 코케와 사울 니게스는 전통적인 측면 자원으로 볼 수 없다. 세밀한 패스에 능하고 경기를 조율하는 것이 장점이지만, 측면에서 직선적인 움직임을 즐기는 스타일은 아니다. 오히려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고 동료에게 공을 운반하는 역할에 가깝다.

이들이 더 수비적인 역할을 맡은 로드리-토마스 파티 조합과 중원을 구성할 경우 먼저 공간을 내주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디에고 고딘, 라울 히메네스 등 강한 조직력을 자랑하는 수비수들이 4-4-2를 유지한 채 내려앉으면 상대의 파이널 써드까지 침투하기가 어렵다.

또한 수비 대형의 좌우 간격도 좁아지기 때문에 아틀레티코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파울로 디발라와 같은 드리블러들의 컷인 플레이를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었다.

ⓒAFPBBNews = News1
여기에 좌우 풀백의 전진이 쉬워진다. 중앙에 자리 잡은 숫자가 많으면 필리페 루이스, 후안프란 등 공격에 가담하는 측면 수비수의 크로스나 슈팅을 노려볼 수 있다.

실제로 VAR 판정에 의해 취소된 알바로 모라타의 헤더골, 고딘의 두 번째 골을 만들어낸 프리킥 찬스 등이 좌우 풀백의 전진 플레이에서 만들어졌다.

아틀레티코의 공격이 역동적이고 효과적이었던 반면, 유벤투스는 높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단조로운 공격 패턴을 보였다.

시메오네 감독이 중앙을 방어하는 데 무게를 뒀다는 것을 고려할 때,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이 페데리코 베르나데스키, 주앙 칸셀루 등의 이른 교체 투입으로 단조로운 공격을 변화시키지 못한 점은 아쉽다.

만주키치와 호날두를 박스 근처에 머무르게 하면서 동시에 직선적인 움직임이 좋은 베르나데스키와 칸셀루가 공격에 참여했다면 더 높은 확률로 득점을 기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경기 결과에 차이를 만드는 것은 공을 얼마나 오래 소유하느냐가 아니라 골로 연결시킬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여부다.

유벤투스는 노련한 경기 운영을 하면서 공을 뺏기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기를 원한다면 공을 뺏기지 않는 것이 아니라 골을 넣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상문 객원기자 sangmoonjjan@naver.com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