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60m이상을 질주했고 엄청난 스프린트였다.

많은 부분에서 레스터전 손흥민의 골은 자신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넣었던 독일전 골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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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10일 오후 10시30분(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에서 팀의 3-1 승리를 이끄는 쐐기골을 터뜨리면서 이 공식을 13경기로 더 늘렸다.

손흥민의 한 방은 후반 추가시간인 45+1분에 터졌다. 균형을 맞추기 위한 레스터의 공세가 거세지던 가운데, 손흥민은 전방에 포진해 단 한 번의 역습을 노렸다. 그리고 무사 시소코의 롱패스가 전방으로 향하자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돌파에 나섰다.

상대 수비수들의 끈질긴 추격을 모두 뿌리치며 단독 돌파에 나선 손흥민은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마저 침착하게 이겨냈다. 그는 왼발 슈팅으로 레스터의 골망을 세차게 흔든 뒤 포효했다.

이 골은 자연스럽게 독일전 손흥민의 골을 떠올리게 한다.

먼저 이 골이 아슬아슬하던 경기 중에 승부를 확정짓는 쐐기골이라는 점이다. 독일전 역시 김영권의 골이 터진 후에도 독일이 맹공을 퍼부으면서 후반 추가시간 조마조마하던 시간을 보냈다. 레스터전도 후반 28분까지 토트넘이 2-0으로 앞서며 승리하나 했지만 후반 31분 제이미 바디에게 골을 허용하며 토트넘은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슈팅도 20개로 레스터가 토트넘의 12개보다 더 많았고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이 골을 넣음으로써 독일전과 레스터전 모두 승리를 확정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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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골의 과정도 매우 흡사하다. 독일전의 경우 수비진영에서 주세종이 찬 공이 매우 길었고 골키퍼가 없음에도 골을 확신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중앙선 뒤에서부터 엄청난 질주를 선보였다. 포기하지 않았고 똑같이 공 없이 달린 독일 수비수보다 더 간절하고 빠르게 뛰어 골을 넣을 수 있었다.

레스터전 역시 무사 시소코가 다소 대충 걷어낸 공을 손흥민은 혼자임을 직감하고 중앙선 뒤에서부터 내달렸다. 독일전과 다르게 골키퍼가 있었지만 중요한건 손흥민이 레스터전은 공을 드리블하면서 뛰었다는 점에서 더 속도가 날 수 없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뒤에서 공없이 달려오는 수비수와의 간격 차이를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빨랐다. 그리고 독일전처럼 골대 앞에서 침착했다.

골의 의미도 크다. 독일전 골은 사상 첫 아시아팀이 월드컵에서 독일을 꺾은 것은 물론 세계 1위를 이긴 대사건이었다. 스웨덴-멕시코전 패배의 분위기를 뒤집는 골이었다.

레스터전 골은 토트넘 입장에서 이날 경기에서 졌다면 승점 65로 1위 다툼 중인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과 8점차까지 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승리하면서 승점 60으로 5점차를 유지하며 여전히 우승권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또한 해리 케인, 델레 알리라는 핵심선수가 부상당한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이 돌아오면서 연승이 가능하다는 것을 전세계에 알린 골이었다.

마지막으로 이 골이 모두 후반 추가시간에 들어갔다는데 의미가 있다. 60m 이상을 전력질주 하려면 엄청난 체력이 필요하다. 다리가 풀리거나 드리블이 꼬이기 쉽상이다. 하지만 손흥민은 레스터전이나 독일전 모두 풀타임을 뛰고 있는 상황에서도 후반 추가시간 모든 체력을 쏟아부어 내달렸고 골까지 완벽하게 넣었다. 체력과 집중력을 동시에 잡은 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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