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자칭 '의외의 인물', 인천유나이티드 대표이사가 되다
[인터뷰②] 전달수 대표이사 "전력보강, 이천수 실장 공이 컸죠"
[인터뷰③] 인천·서울·수원 간 '삼각구도', 전달수 대표이사의 목표(끝)

전달수 인천유나이티드 신임 대표이사 ⓒ인천유나이티드
[스포츠한국 인천=김명석 기자] 예년과는 분명히 다른 기류다.

그동안 인천유나이티드의 겨울은 늘 추웠다. 매 시즌 어렵사리 K리그1에 살아남고도 시민구단 특성상 전력보강은커녕 핵심 선수들을 잡는 것조차 힘에 부쳤다. 매 시즌 강등권에서 처절한 싸움을 펼치다 가까스로 살아남는 행보가 반복되어 온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런데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일부 주축이 떠나긴 했지만 그 공백을 메울 새로운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인천 유니폼을 입었다. 핵심 외국인선수들인 무고사와 부노자도 지켜냈다. 전달수 대표이사는 "늦게 출발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기대심리가 더해졌다. 안데르센 감독과 코칭스태프도 흡족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고사 잡고 주전급 줄줄이 영입, 예년과 다른 '보강'

실제로 올 시즌 인천은 공격과 수비의 핵심인 무고사와 부노자를 지켜냈다. 지난 시즌 19골을 터뜨린 ‘해결사’ 무고사는 다른 팀들의 많은 러브콜이 있었지만 오히려 2021년까지 계약을 더 연장했다. 무고사를 지켜냈다는 소식만으로도 인천 팬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기쁜 소식이었다.

뿐만 아니었다. 전남드래곤즈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던 허용준을 영입했고, 중원엔 베테랑 양준아를 더해 무게감을 더했다. 문선민을 전북현대로 떠나보내면서 수비수 이재성과 7억원이 넘는 현금을 받았다. 올림픽대표팀 출신의 문창진, 그리고 스웨덴 대표팀 출신의 외국인선수 하마드가 차례로 인천 유니폼을 입었다.

전달수 대표이사는 "이재성 허용준 문창진 등등 우리가 원하는 선수들이 왔다. 포지션별로 잘 영입이 됐다"며 "감독도 코칭스태프도 진짜 만족해하고 있다. 부상선수가 나왔을 때 메울 수 있는 풍족한 2진을 갖고 있지 못한 것이 유일한 걱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대표이사는 만족스러웠던 이번 이적시장 행보를 이천수 신임 전력강화실장의 공으로 돌렸다. 전 대표이사는 "이천수 실장이 이적시장 동안 소리소문없이 일을 잘 했다. 이 실장의 공로가 대단히 있다"며 웃어 보였다.

이천수 인천유나이티드 전력강화실장 ⓒ한국프로축구연맹
그가 이천수 실장을 100% 신뢰하는 이유

"사실 이천수 실장이 부임한다고 할 때 처음에는 걱정도 반대도 많았어요. 단장도 없는 상황에서 오면 전권을 얻는 것 아니냐, 더구나 대표이사가 축구도 모르는데….(웃음) 그때마다 저는 주위에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고 했어요. 만약 저를 보좌할 능력이 없는 사람과 같이 일을 하면 '모두'가 망가지잖아요."

전달수 대표이사는 "이천수 실장을 직접 만나보니까 능력이 있었다. 행정력도, 판단력도, 협상력도 있었다. 특히 대외적인 네트워크 같은 것들이 잘 되어 있었다"며 "주위에선 내가 비전문가니까 독단적으로 하지 않을까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이번에 선수 영입하는 과정에서도 말썽 없이 깔끔하게 잘 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천수 실장의 대표적인 성과로 문선민과 이재성+현금의 트레이드를 꼽았다. 사실 인천 입장에서 문선민의 이적은 불가피한 측면이 많았다. 내년이면 군에 입대해야 하는데, 월드컵 이후 치솟은 몸값은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다. 문선민 스스로도 팀을 떠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였다.

전 대표이사는 "이천수 실장은 수비수 영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전북현대 수비수 이재성 영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른 팀 주축 수비수들은 데려올 수는 없지만, 전북은 키우는 다른 수비수들이 있어 협상이 가능하다고 봤다"며 "협상 끝에 문선민을 보내는 대신 이재성에 7억원이 넘는 현금을 더 받았다. 이는 상당한 성과"라고 말했다.

단순히 인맥이나 협상력 등이 전부는 아니었다. 전달수 대표이사가 이천수 실장을 향해 깊은 신임를 보내는 이유는 또 있다. 인천유나이티드에 대한 이천수 실장의 '애정'이다.

"이천수 실장은 인천에서 태어나서 인천에서 컸고, 인천에서 프로 마지막 생활을 했잖습니까. 만약 다른 분이 이 직책을 맡고, 어느 정도 궤도가 오르면 다들 떠날 겁니다. 그런데 이천수 실장은 그런 마인드가 아니에요. 제가 혼신의 힘을 다하듯, 이천수 실장도 인천이 잘 되기를 바랄 겁니다."

전달수 인천유나이티드 신임 대표이사 ⓒ인천유나이티드
"소통 없는 선수 영입, 절대 없을 겁니다"

지난해 12월이었다. 욘 안데르센 감독은 K리그1 잔류를 확정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다시는 코칭스태프나 감독이 모르는 선수를 영입하거나 스카우트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단 내부를 향해 날린 직격탄이자, 인천의 민낯을 공개하는 순간이었다.

적잖은 파장이 일었다. 안데르센 감독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구단 내부에 곪은 상처가 있다는 뜻이었다. 이후 전달수 대표이사가 새로 선임됐다. 진위여부 조사에 나설 것인지에 관심이 쏠렸다. 다만 전 대표이사는 과거를 들추기보다는, 현재와 미래에 집중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전달수 대표이사는 "제가 오기 전에 영입이 확정된 신인 10명에 대해선 내가 평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전의 일은 이야기를 잘 안 하려 한다. 전(前) 대표님들을 평가하는 불편함을 드릴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대신 그는 "내가 경영하는 스타일에선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데르센 감독의 폭탄발언 진위 여부를 떠나, 적어도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한 코칭스태프와의 소통 없는 선수 영입은 없을 것이라는 단언이었다.

전 대표이사는 "이천수 실장한테도 '아무리 좋은 선수가 있어도 코칭스태프와 충분히 소통하라'고 했다. 팀 분위기가 좋아지고, 2019시즌을 자신하는 것도 그 결과"라며 "감독도, 수석코치도 모두가 흡족해하고 있다. 안데르센 감독도 선수 구성에 대해 '고맙다'고 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새로 영입된 용병 하마드도 안데르센 감독과 충분히 의논했습니다. 안데르센 감독도 '독일에서 본 적이 있다. 인간성도 좋다. 이 친구라면 너무 좋다'고 했죠. 스포츠에서 선수 영입을 소통 없이 하면, 그 팀은 정상으로 갈 수 없다고 생각해요. 선수들을 직접 관리·감독하고 운동시키는 사람이 바로 감독과 코치진 아닙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경영능력 테두리 내에서 반드시 소통하겠습니다."

[인터뷰①] 자칭 '의외의 인물', 인천유나이티드 대표이사가 되다
[인터뷰②] 전달수 대표이사 "전력보강, 이천수 실장 공이 대단히 컸죠"
[인터뷰③] 인천·서울·수원 간 '삼각구도', 전달수 대표이사의 목표(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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