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축구대표팀은 20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8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16강 요르단전에서 1-1로 연장전까지 마친 후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다.
전반 39분 요르단의 공격 중 왼쪽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에서 다소 위험한 반칙이 나오자 심판은 간접프리킥을 선언했다. 요르단은 바하 압델라만이 킥에 나섰고 동료가 살짝 건들기만 한 후 압델라만이 반대쪽 포스트를 보고 강하게 감아찼다. 이 공은 멋진 궤적을 그린 후 역동작이 걸린 베트남 골키퍼의 손을 넘어 그대로 골문을 갈랐다.
전반전을 0-1로 뒤진채 마친 베트남은 후반 6분 오른쪽에서 낮고 빠른 크로스를 팀의 에이스인 응구옌 꽁 푸엉이 넘어지면서 오른발을 갖다대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1-1로 정규시간을 마쳤고 연장전까지 1-1 그대로 마친 후 승부차기로 향했다. 요르단의 두 번째 키커 바하 세이프가 찬 것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고 여기에 세 번째 키커 아흐메드 살레의 킥마저 베트남 골키퍼에게 막혔다. 베트남의 네 번째 키커의 슛이 막혔음에도 다섯 번째 키커였던 부이 띠엔 쫑이 성공시키며 4-2로 기적같은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 후 동남아시아 국가들 입장에서는 다소 착잡한 소식도 들려왔다. 곧이어 열린 중국과 태국과의 경기에서 태국이 선제골을 넣고도 끝내 역전당하며 1-2로 패배한 것. 16강 16개국 중 동남아시아 국가는 태국과 베트남뿐이었다. 하지만 태국이 탈락하면서 이제 아시안컵 토너먼트에서 살아남은 동남아 국가는 베트남밖에 없게 됐다.
베트남 언론에 따르면 태국팬들은 라이벌 국가인 베트남밖에 살아남지 않게 되자 베트남에 응원을 보내며 동남아시아 국가의 아시안컵 선전을 바라고 있다고 한다. 라이벌이라도 응원할 정도로 ‘축구 약소대륙’ 동남아를 대표하게 된 베트남이다.
또한 박항서 감독은 아시안컵 24개 출전국 유일의 한국 감독으로써 계속해서 이어가게 됐다. 이날 경기전 공개된 인터뷰에서 박항서 감독은 “고국에서 아시안컵에 나서는 유일한 한국 지도자라고 좋아하시는 것 같다. 한국과 베트남의 사이가 돈독해져서 다행이다”라며 웃었다.
한국마저 외국인 감독인 파울루 벤투가 있으면서 아시안컵이라는 아시아 축구의 대축제에 한국인 감독이 없을 뻔했다. 하지만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을 이끌고 선전하면서 계속해서 한국 지도자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