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이하 한국시각) 한국과 중국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조별예선 3차전이 끝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알 나얀 스타디움. 한국의 2-0 승리를 이끈 에이스 이끈 손흥민(27·토트넘)의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가 한창인 가운데 한 사내가 힘없이 뒤를 지나갔다. 공교롭게도 손흥민과 눈이 마주친 그는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중국 대표팀 에이스 우레이(28·상하이 상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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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맞수로 기대를 모은 그는 어깨 부상으로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벤치에서 팀이 공한증(중국 축구가 한국에 느끼는 두려움)에 시달리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반면 손흥민은 이날 전반 상대 파울을 유도해 황의조(감바 오사카) 선제골로 연결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후반엔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김민재(전북)의 쐐기골을 도왔다. 중국은 한국에 패했지만, 조 2위로 대회 16강에 진출했다.

중국 축구팬들은 우레이가 중국 축구의 자존심을 되살려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번 대회 한국전 이전 두 경기에서 절정의 경기력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1일 필리핀과 대회 조별예선 2차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전반 40분 우레이의 절묘한 오른발 슈팅으로 기선을 제압한 우레이는 후반 21분 프리킥 상황에서 감각적인 발리 슈팅을 성공시켜 승리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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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레이는 키르기스스탄과의 1차전(7일)에서 부상을 당했다. 경기 뒤 인대를 다쳐 부어 있는 우레이의 왼쪽 어깨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면서 필리핀전 출전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건재를 과시하면서 중국의 조기 16강행을 안겼다. 최근 A매치 5경기서 7골. 키가 174cm로 작은 편이지만, 빠른 드리블과 뛰어난 골 결정력을 주무기로 골을 몰아친다.

중국 슈퍼리그(1부리그)는 일찌감치 정복했다. 그는 지난 시즌 중국 슈퍼리그(1부리그) 27골(29경기)을 퍼부으며 헐크(상하이 상강), 알레산드르 파투(톈진 취안젠), 에세키엘 라베치(허베이 화샤) 등 유럽 빅리그 출신 특급 골잡이들을 제치고 득점왕에 올랐다. 도움 부문에서도 공동 6위에 오른 우레이는 상하이 상강의 창단 후 첫 리그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상(MVP)까지 받았다.

프로 통산 기록은 217경기 120골.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는 우레이를 소개하며 "중국이 수년간 기다리던 해결사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중국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는 우레이는 '동남아의 복병' 태국을 상대로 득점포 재가동에 도전한다.

중국은 20일 태국과 운명의 대회 16강전을 치른다. 스포츠한국 필명 송대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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