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손흥민 기용은 옳았다. 하지만 2-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도 굳이 후반 44분까지 기용한 것은 다소 납득하기 힘들다.

반면 이승우는 파울루 벤투호 출범 이후 첫 경기 10여분을 뛴 것을 제외하곤 아예 경기를 나오지 못하고 있다. 현지 취재진에 따르면 이승우는 마지막 교체까지 불발되자 물통을 차고 수건을 던지며 성질을 냈다고 한다. 이에 이승우의 태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손흥민은 너무 써서 문제고, 이승우는 너무 안써서 문제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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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6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0시 30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알나얀 경기장에서 열린 2019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C조 3차전 중국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며 C조 1위, 3전 전승으로 16강에 진출했다.

손흥민이 주장완장을 차고 선발로 출전했고 전반 12분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안에서 개인 드리블 돌파를 하다 중국 주장 정쯔의 다리에 걸려 넘어졌다. 심판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황의조가 키커로 나서 왼쪽 구석으로 차넣으며 한국이 1-0으로 앞서갔다.

전반전을 1-0으로 앞선 한국은 후반 6분 왼쪽에서 손흥민이 오른발로 감아올린 코너킥을 수비수 김민재가 뒤에서 달려 들어와 강한 헤딩골을 꽂아 넣었다. 손흥민은 페널티킥 유도에 이은 또 다시 골에 관여한 활약이었고 김민재는 키르기스스탄전에 이어 또 헤딩골이었다.

이날 경기 후 화제를 모은 것은 손흥민 기용이다. 경기전부터 정말 손흥민을 써야하는지 논란이 많았다. 손흥민은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풀타임으로 뛴 후 곧바로 영국에서 UAE로 건너와 15일만 쉰후 곧바로 경기에 나서는 일정이었다. 손흥민의 피로도와 부상 위험도 등을 감안해서 쓰지 말아야한다는 여론이 좀 더 강했으나 벤투 감독의 선택은 손흥민을 선발로 쓰는 것이었다.

결과는 옳았다. 전반 14분만에 페널티킥을 얻어내더니 후반 6분에는 코너킥으로 도움까지 기록했다. 만점 활약이었다. 중국 수비진은 손흥민을 막지 못해 아등바등 댔다.

하지만 손흥민은 앞서 언급했듯 체력적으로 상당히 부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2-0까지 된 상황이라면 손흥민을 빼줘도 됐다. 굳이 후반 44분까지 사실상 풀타임을 뛰게 할 이유는 없었다. 두 번째 골이 들어간 직후 바로 빼긴 힘들어도 첫 번째 교체카드가 후반 25분 이뤄졌으니 가장 먼저 손흥민을 빼줘도 됐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사실상 풀타임을 맡겼다.

이에 ‘손흥민을 쓴 것은 좋았으나 굳이 풀타임 가깝게 쓸 필요가 있었나, 2-0으로 앞서갈 때 빼줘도 되지 않나’는 의견도 공감을 받고 있다. 다행히 부상없이 2-0으로 중국전을 잘 마쳤으니 더 이상 큰 논란이 되진 않지만 중국이 계속 거칠게 나와 불안함을 감출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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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의 경우 아예 나오지 못해 논란이다. 대표팀 최고 인기 아이돌인 이승우는 벤투 감독 부임 후 9월부터 10월까지 꾸준히 대표팀에 뽑혔지만 첫 경기 코스타리카전 후반 10분여뛴 것을 제외하곤 소집되고도 아예 경기를 뛰지 못했다.

11월에는 아예 ‘경쟁자에 비해 낫지 않다’는 이유로 제외되기도 했다. 그리고 나상호가 부상으로 이탈해 대체자로 오기전에는 아예 23인 명단에 들지도 못했다. 하지만 나상호가 이탈한 후 급하게 대표팀에 합류했고 필리핀, 키르기스스탄전 모두 벤치에서 바라봤다. 중국전은 2-0으로 이기고 있는 상황이었으니 내심 출전을 기대했던 모양이지만 역시 불발됐다.

이에 현지 취재진에 따르면 이승우는 마지막 교체카드까지 모두 활용되자 나머지 벤치자원들은 다시 벤치로 복귀할 때 물통을 차고 수건을 던지며 신경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용도 이 소식을 듣고 “이해한다. 하지만 제가 잘 교육해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태도 논란이 번졌고 그동안 경기장 안팎에서 이와 비슷한 논란들이 많았기에 비난 혹은 격려를 받고 있다.

손흥민은 너무 많이 뛰고 있어 문제인데 이승우는 나오지 못해 문제다. 출전시간의 아이러니를 두 선수를 통해 명확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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