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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행여 비기면 조 2위다. 중국과의 오는 16일(이하 한국시각) 경기는 복수전이자 현실적으로 조 1위를 챙겨야하는 중요한 경기가 되어 버렸다. 어쩌다 이런 상황에 와버린 축구대표팀일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2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시 아랍에미리트 알 아인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2차전 키르키스스탄전에서 전반 42분 김민재의 골로 1-0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필리핀전처럼 경기를 주도해도 골을 넣지 못해 답답했던 경기 흐름은 전반 42분 그나마 풀렸다. 오른쪽에서 홍철이 왼발로 감아찬 코너킥이 문전 가까운 포스트로 붙었고 공격가담한 수비수 김민재가 헤딩골을 넣었다. 김민재의 A매치 14경기만에 데뷔골이자 답답한 흐름을 깬 천금같은 골이었다. 이 골 덕분에 한국은 승리해 2승으로 일단 16강 진출은 확정했다.

16강 진출이 중요한게 아니다. 그건 당연한거다. 아시안컵을 처음 나와보는 필리핀과 키르기스스탄에게 1-0으로 이기고 16강을 진출했다고 좋아할만한 한국이 아니다. 문제는 이제 중국과의 3차전에서 행여 비기기라도 하면 조 2위가 된다는 것이다.

중국은 1차전 키르기스스탄에 2-1, 2차전 필리핀전을 3-0으로 이겼다. 골득실 +4로 +2의 한국을 앞서 2차전까지 조 1위다. 즉 비기면 중국이 조 1위가 된다는 것이다. 한국이 무조건 이겨야만 조 1위가 가능하다.

비참한 상황이다. 필리핀과 키르기스스탄을 크게 이겨 중국전은 지지만 않으면 가볍게 조 1위 16강 통과를 예상했던 한국은 조 2위가 될 수도 있는 경우의 수를 ‘무승부’까지 추가하게 됐다.

조 2위가 되면 예상됐던 계획과 많이 다르게 된다. 대한축구협회는 애초에 조 1위를 당연시봤고 실제 대한축구협회가 배포한 미디어 가이드북에도 조 1위의 경우의 수에 따른 16강, 8강, 4강 일정등을 일정표에 표시했다. 이게 당연한 예상이었다.

조 1위일 경우 22일 16강전을 예상했지만 조 2위가 되면 20일 A조 2위와 16강전을 가져야한다. 예상보다 2일이나 일찍 경기를 해야하는 것. 게다가 A조 2위는 아랍에미리트, 인도, 태국, 바레인 어떤 팀도 가능한 상황. 조 1위였을 경우 와일드카드로 진출하는 팀과 맞붙기에 아무래도 더 약팀이 예상됐지만 조 2위팀은 와일드카드 팀보다 셀 수밖에 없다.

이런 우려를 덜기 위해서는 중국을 이기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국은 연승행진과 한국도 1-0으로 이긴 필리핀을 3-0으로 이긴 것에 대해 자신감이 차올랐다.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패하기도 했다. 손흥민도 합류 하루만에 중국전을 뛰어야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결코 쉽지 않다.

행여 비기면 조 2위가 되는 상상도 못했던 상황을 생각하게 했다. 어쩌다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대표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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