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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전반 35분 구자철이 넘어지면서까지 문전으로 패스했다. 골키퍼는 구자철을 막으려다 골문을 비웠고 이청용은 골키퍼도 없는 기회에서 슈팅했지만 골대 위로 날아가버렸다. 후반 30분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골키퍼가 제대로 쳐내지 못해 흐른 공을 이번에는 황희찬이 오른발을 갖다댔다. 하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날아갔다.

골장면보다 더 완벽했던 골키퍼 없는 빈골대의 골기회를 놓친 이청용과 황희찬의 슈팅은 아무리 승리했다할지라도 두고두고 아쉬울 장면일 수밖에 없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2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시 아랍에미리트 알 아인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2차전 키르키스스탄전에서 전반 42분 김민재의 골로 1-0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필리핀전처럼 경기를 주도해도 골을 넣지 못해 답답했던 경기 흐름은 전반 42분 그나마 풀렸다. 오른쪽에서 홍철이 왼발로 감아찬 코너킥이 문전 가까운 포스트로 붙었고 공격가담한 수비수 김민재가 헤딩골을 넣었다. 김민재의 A매치 14경기만에 데뷔골이자 답답한 흐름을 깬 천금같은 골이었다.

1차전 필리핀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득점과 연결된 결정적인 스루패스를 하는등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이청용은 이날 경기에서 선발로 나왔다. 이재성도 필리필전에서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이청용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

필리핀전에서 짧은 시간동안 워낙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이청용에 대한 기대가 컸다. 또한 독일 2부리그에서 몸을 끌어올려 7~8년전 EPL을 호령하던 이청용의 모습을 기대하는 팬들의 기대치도 있었다.

그러나 이날 한국은 전체적으로 많은 패스미스에 이청용도 필리핀전만큼의 임팩트는 주지 못했다. 하지만 전반 35분 천금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오른쪽에서 풀백 이용이 공격 가담해 돌파하다 중앙으로 들어오며 왼발로 오른쪽으로 침투하는 구자철을 잘보고 스루패스했다. 구자철에게 투입된 패스가 워낙 위협적이었기에 골키퍼는 그대로 슈팅 가능성이 있던 구자철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구자철은 넘어지면서도 이 공을 골대 바로 앞으로 밀어넣었다.

수비수 두명만 앞에 있고 골키퍼는 이 기회가 이청용에게 주어졌다. 이청용은 이때 왼발 슈팅보다 다소 무리하게 몸을 돌리며 오른발을 갖다 댔다. 몸을 지나치게 틀다 보니 이 슈팅은 크로스바를 넘어 골대로 뜨고 말았다. 골키퍼도 없는 그야말로 완벽한 기회, 골대 바로 앞에서의 슈팅이 하늘로 뜨고 만 것이다.

비슷한 장면이 후반에도 나왔다. 후반 30분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상대 골키퍼가 걷어낸다는 것이 제대로 맞지 못해 골대 앞으로 흘렀다. 골키퍼는 이미 넘어진 상황이었고 황희찬은 빈골대로 가볍게 슈팅했다. 하지만 임팩트가 제대로 되지 못해 크로스바를 맞고 날아가고 말았다.

골키퍼도 없는 기회에서 전반전에는 이청용, 후반전에는 황희찬이라는 핵심 공격자원이 넣지 못했으니 고작 1골만 넣는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경기 중 가장 완벽했던 기회를 놓친 벤투호는 승리에도 이런 기회마저 놓치는데 우승이 가능할지 걱정을 안겼다.

-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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