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지난 8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리버풀과 울버햄튼의 경기를 끝으로 ‘빅6’팀의 2018~2019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 결과가 확정되었다. 리버풀을 제외한 순위권 내 강팀들은 무난하게 4라운드에 진출했다. 빅6의 FA컵 3라운드 결과를 살펴본다.

  • 클래스를 보여준 손흥민. ⓒAFPBBNews = News1
▶손흥민, 토트넘의 키플레이어

토트넘은 트랜머를 7-0으로 대파했다. 토트넘의 라인업은 상당 부분 로테이션이 적용됐다. 오랜만에 선발 출전한 페르난도 요렌테가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오른쪽 윙백으로 나온 세르주 오리에가 멀티골을 넣는 등 신선한 활약이 많았다. 그러나 키플레이어는 최근 완성형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트랜머의 파이브백과 두 줄 수비를 상대로 공격의 활로를 여는 역할을 하며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트랜머는 전반전을 잘 버텼지만 토트넘의 공격수를 상대로 일대일 상황에서 쉽게 벗겨졌고 수비 진영이 급격히 무너진 트랜머는 대량 실점으로 허용했다.

트랜머의 수비 전략은 확실했으나 개인 기량 측면에서 차이가 컸고, 실점 이후 전반전만큼 일관된 경기 운영을 하지 못했다.

▶빌드업이 강조된 맨유의 4-3-3

올레 군나르 솔셰르 감독은 취임 후 4-3-3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최전방 스리톱은 침투와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에 집중하고 중원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역삼각형의 꼭짓점에 위치하는 형태를 특징으로 한다.

이날 경기에서는 안드레아스 페레이라, 프레드, 스콧 맥토미나이, 알렉시스 산체스, 마테오 다르미안 등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주축 선수들의 휴식과 함께 로테이션 멤버들이 고정된 포메이션에 녹아들 수 있는지를 판단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맨유 선수 선발의 특징이 있다면, 공을 안정적으로 다룰 줄 알고 전진하는 플레이에 익숙한 선수들을 기용했다는 것이다. 다르미안을 센터백으로 뛰게 하고, 페레이라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운 것은 수비 진영에서부터 시작되는 빌드업을 강조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페레이라의 경우에는 공격적 재능이 탁월한 것에 비해 수비 포지션에서 필요한 대인수비, 상황판단능력은 아직까지 취약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 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레딩은 앤드류 이아돔 등 풀백들의 적극적인 공격가담으로 측면에서 경기를 풀어나갔지만 단조로운 패턴 때문에 점유율에 비해 슈팅 숫자는 적었다. 맨유가 5개의 슈팅 중 3개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레딩은 점유율에서 앞섰음에도 불구하고 유효슈팅은 5개의 슈팅 중 2개가 전부였다.

골 결정력에서의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으로서 맨유가 좀 더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고 할 수 있다.

  • 마타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앞서간 맨유. ⓒAFPBBNews = News1
▶첼시의 해법 : 사리 감독의 용병술

첼시는 이날 경기에서 중앙과 측면 자원의 호흡이 원활한 데 반해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세밀함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측면을 돌파한 뒤 중앙에 쇄도하는 경우가 적어서 다음 패스 경로를 찾기가 어려운 것이 핵심적 문제였다.

반면 노팅엄은 박스 안에 많은 수비를 배치함으로써 슈팅을 최대한 허용하지 않고 위험지역을 집중적으로 방어하려 애썼다. 전반전에 체력을 비축하고 후반에 한 방을 노리겠다는 심산이었다.

첼시는 후반전에 4-4-2 포메이션으로 변경함으로써 측면 공략과 동시에 중앙에서의 주도권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반대발 윙어로서 컷인 플레이를 즐겨 하던 허드슨 오도이를 오른쪽 측면에 배치하여 질 좋은 크로스를 배달했다.

오도이와 아자르의 활약으로 측면이 더 세부적으로 나뉘면서 블랙풀의 수비를 공략하는 루트가 다양해지고 중앙에서 쇄도하는 숫자도 증가했다. 후반 3분과 13분, 허드슨 오도이의 도움으로 모라타가 멀티골을 기록했다.

첼시는 전반전에 풀리지 않았던 경기의 해법을 찾아 후반에 적용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첼시의 미드필더들은 왕성한 활동량으로 90분 내내 노팅엄의 두 줄 수비를 공략했는데, 아자르의 교체 투입과 허드슨 오도이의 포지션 변경 등 사리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하면서 승리에 기여했다.

▶FA컵 최다 우승팀 아스날, 신예로도 충분하다

아스날은 조 윌록, 에디 은케티아 등 유망주를 대거 투입했다. 전반 초반 아스날은 은케티아가 몇 번의 골 찬스를 맞으면서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전반 10분 조 윌록의 선제골이 터지기 전까지, 아스날의 공격 전개 특징은 2선 미드필더들의 컷인 플레이와 전방 스리톱의 침투로 설명할 수 있다.

좌우 측면에 배치된 윌록과 나일스가 중앙으로 파고드는 드리블을 시도할 때마다 은케티아는 블랙풀의 센터백 사이 공간을 노렸다. 그러나 아스날의 선제골 이후 드리블 돌파와 침투를 견제한 블랙풀의 미드필더들까지 페널티박스 근처에 내려와 수비에 가담했다.

블랙풀은 기본적으로 뒷공간을 노리는 전방 패스를 빈번하게 시도했다. 그러나 전방 패스에 이은 측면 크로스-공중볼 경합은 단조로운 패턴 때문에 아스날 수비진에게 쉽게 차단당하는 모습을 보였다. 블랙풀은 아스날의 수비가 느슨해진 후반에도 중앙의 공격적인 움직임이 측면 공격과 보조를 맞추지 못하면서 0-3 대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맨시티, 대승에도 실수 줄여야

로더럼 유나이티드는 현재 잉글랜드 챔피언십 21위로 강등권은 면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많은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승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팀이다.

이처럼 맨시티와 로더럼의 경기 결과는 전술 전략에 영향 받았다기보다 극명한 선수 개인 기량의 차로 결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리버풀에 밀려 리그 2위에 머물러 있지만, 역사를 만들어 간다고 말할 수 있는 클럽답게 두터운 선수층의 장점을 잘 보여줬다.

다만 2부 리그 팀을 상대로 보여준 가브리엘 제주스의 골 결정력이 아쉽다. 제주스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3골에 그치고 있다. 맨시티 입장에서는 각종 토너먼트와 리그를 병행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제주스의 득점력 회복은 필수적이다. 수비진의 불안한 볼 처리 역시 지적돼야 할 부분이다. 리버풀과의 승점 격차를 좁혀 리그 1위를 탈환하는 과정에서는 작은 실수 하나도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 리버풀전 최고 평점을 받으며 활약한 네베스. ⓒAFPBBNews = News1
▶‘승리와 휴식’ 두 마리 토끼 다 놓친 리버풀

최근 강팀을 상대로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울버햄튼이 FA컵 64강에서 리버풀과 만났다. 2005~2006 시즌 ‘강팀 감별사’ 미들즈브러에 버금가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울버햄튼은 이날 승리로 지난 리버풀과의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홈경기에서의 패배를 만회했다.

리버풀은 플랫형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빡빡한 리그 일정 속에서 마네-피르미누-살라 스리톱에게 휴식을 부여하고 수비 포지션에도 유스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리버풀은 다른 빅 6 팀에 비해 난이도가 높은 팀을 만났고, 이 부분은 클롭 역시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나비 케이타와 제임스 밀너의 중원 조합은 후벤 네베스와 주앙 무티뉴가 이끄는 울버햄튼과의 허리 싸움에서 밀렸다. 실점 후 뒤늦게 살라와 피르미누를 투입했지만 패배를 막을 수는 없었다.

리그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는지, 아니면 울버햄튼의 전력을 과소평가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애매한 클롭의 전략은 결과적으로 리버풀의 승리와 휴식 두 가지 모두 제대로 챙기지 못한 상황을 만들었다.

반면 울버햄튼은 승리가 목표라는 것을 선포하듯, 중원에서부터 강한 압박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왔다. ‘울버햄튼의 보석’ 네베스는 결승골 외에도 볼 배급과 탈압박 등 좋은 활약을 보이면서 자신이 왜 클럽의 자랑인지를 증명했다.

3라운드 빅6 경기 운영의 공통점은, 약팀들의 볼 점유율이나 주도권 측면에서 많은 지분을 가져갔다는 것이다. 그러나 강팀은 로테이션 멤버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대체적으로 더 효율적인 축구를 했다.

맨유의 타히트 총과 안드레아스 페레이라, 첼시의 오도이와 암파두, 아스날의 윌록 등 주목받는 신예들의 기량을 확인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는 점도 공통된 부분이다.

이번 FA컵 3라운드는 대체적으로 강팀들에게 있어서 로테이션 멤버들의 잠재력 확인과 더불어 리그 또는 유럽대항전에서 어떻게 선수 구성을 이룰지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스포츠한국 이상문 객원기자 sangmooonjjan@naver.com

본 기사의 저작권은 한국미디어네트워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 2019/01/09 16:14:28   수정시간 : 2019/01/09 16:17:31
AD

테마 갤러리 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