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개인의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축구선수 전성기 나이를 20대 중후반으로 본다(26~29세).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였던 차범근과 박지성을 봐도 그렇다.

차범근은 26세시즌(1979년)부터 독일에서 커리어를 제대로 시작했고 이후 30세(1983년)까지 프랑크푸르트에서 뛰며 당시 독일 분데스리가 최고 선수로 명성을 떨쳤다.

박지성은 26세시즌(2007년), 아시아 선수 최초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고 27세 시즌이었던 2008년 당대 최강이었던 바르셀로나를 잡고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오르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다. 그리고 28세였던 2009년 아시아 최초의 챔피언스리그 결승 출전까지 이뤄낸다.

이처럼 20대 중후반의 나이는 축구 선수로써 가장 많은 것을 경험하고 이뤄낼 나이다. 손흥민이 바로 그렇다. 손흥민은 26세였던 지난해 월드컵에서 2골,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EPL 최고의 선수로 활약 중이다. 가히 절정기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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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선수로써 최전성기의 나이에 손흥민은 아시안컵에 나서게 된다. 다음 아시안컵은 손흥민이 31세인 2023년에야 열린다. 19세에도, 24세때도 아시안컵에 나섰던 손흥민이고 31세에도 볼 수 있을테지만 단연 지금의 손흥민이 그 어떤때보다 최고일 수밖에 없음이 현재의 기량과 나이가 말한다. 주장이자 아시아 최고 선수인 손흥민에게 기대가 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앞서 차범근과 박지성을 언급했지만 아쉽게도 이 두 선수는 아시안컵때 최전성기의 나이는 보내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공통점이 있다.

▶차범근, 19세때 아시안컵이 처음이자 마지막

차범근의 경우 1972 아시안컵을 경험했었다. 1953년생인 차범근의 나이 19세 시절. 당시 차범근은 19세임에도 아예 아시안컵 본선을 통해 A매치를 데뷔했다(대한축구협회 기록). 당시 한국은 결승까지 올랐지만 이란에게 패해 준우승을 했었다.

이후 차범근은 1976 아시안컵 예선에는 나선적이 있지만 정작 1976년에는 당시 더 중요하게 여겼던 몬트리올 올림픽, 메르데카컵, 박대통령컵 등을 나서느라 아시안컵에 뛰지 않았다.

이후에는 아예 아시안컵과 인연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차범근이 1979년부터 본격적으로 독일에서 활동하면서 아예 대표팀 차출이 많지 않았기 때문.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만 출전했고 아시안컵은 당시까지 워낙 하찮은 대회로 여겨 차범근도 국가대표 정책상 출전하지 않았고 결국 19세때 나간 아시안컵 준우승이 처음이자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컵이었다.

2011 아시안컵에서 대표팀 은퇴를 했던 박지성. ⓒAFPBBNews = News1
▶국가대표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박지성의 아시안컵, 최전성기만 빗겨갔다

박지성은 아시안컵을 통해 국가대표를 데뷔했고 은퇴도 아시안컵을 통해 했다. 2000년 아시안컵 예선을 통해 국가대표에 데뷔한 박지성은 그해 열린 본선에도 주전급으로 뛰며 3위에 공헌했다. 박지성의 나이 19세때였다.

이후 박지성은 2002 한일월드컵을 끝내고 PSV에서 뛰던 2004년 다시 아시안컵에 도전하는데 이 아시안컵에서는 이란에게 8강에서 3-4로 패하며 아쉬움을 삭혔다. 박지성의 나이 23세때였다.

맨유에서 뛰며 최전성기를 누리던 2007년에는 박지성의 이름은 없었다. 박지성이 무릎 수술을 받아 목발을 짚고 있던 상황이기 때문. 당시 아시안컵은 7월에 열렸는데 지금처럼 1월에 열렸다면 참가가 가능했을 것이다. 만 27세로 최전성기를 달리던 박지성이 수술로 뛰지 못한 아시안컵은 한국이 3위에 그쳤고 박지성의 존재가 참으로 아쉬웠다.

이후 박지성은 2011 아시안컵을 통해 만 30세의 나이에 대표팀에서 은퇴하게 된다. 당시에도 3위를 했고 박지성은 A매치 100경기를 딱 뛰며 센추리 클럽에 가입하며 은퇴했다. 결국 어릴때와 은퇴 직전에는 뛰었지만 최전성기의 나이는 부상으로 아쉽게 빠지고 만 박지성의 아시안컵이었다.

2011년 19세의 나이에 아시안컵에 나선 손흥민(왼쪽)과 2015년 23세의 나이에 아시안컵에 나선 손흥민. ⓒAFPBBNews = News1
▶최전성기의 손흥민, 차범근-박지성이 못 이룬 한 푼다

아직 27세지만 벌써 3번째 아시안컵인 손흥민이다. 2011년 박지성의 마지막이자 손흥민의 처음이었던 아시안컵에서 손흥민은 조별리그 인도전 득점으로 A매치 데뷔골도 넣은 바 있다. 당시 손흥민의 나이 19세때였다. 당시 조광래 감독(현 대구FC 대표이사)은 박지성과 손흥민은 룸메이트로 두며 박지성에게 ‘물건이 있으니 키워봐라’고 했었다.

이후 손흥민은 23세였던 2015 아시안컵에서는 유망주가 아닌 핵심선수로 맹활약했고 8강 우즈벡전 2골과 결승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넣어 우승에 대한 희망을 꿈꾸게 하기도 했다. 비록 준우승 했지만 손흥민이 없었다면 8강부터 힘들었을 한국이다.

이제 27세로 최전성기를 맞은 손흥민은 차범근과 박지성이 최전성기때 뛰지 못한 아시안컵을 주장으로 팀을 이끌며 나선다. 차범근과 박지성 모두 이구동성으로 “아시안컵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이 한”이라고 말할 정도로 59년간 아직 누구도 들지 못한 아시안컵 트로피를 과연 최전성기의 손흥민이 들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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