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대구=이재호 기자] 대구FC가 처음 문을 연 것이 2003년. 16년만에 첫 우승이자 창단 최고의 날을 맞이한 2018년 12월 8일. 대구는 말로만 ‘팬과 함께’가 아닌 정말로 ‘팬과 함께’한 날을 보내며 창단 후 최고의 날을 마음껏 즐겼다. 한파주의보는 대구의 열기를 이기지 못했다.

대구는 8일 오후 1시 30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FA컵 결승 2차전 울산 현대와의 홈경기에서 3-0으로 대승하며 종합스코어 5-1로 압도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후반 14분 만 21세의 김대원의 골에 후반 31분에 세징야, 후반 43분에 에드가가 골을 넣으며 3-0 울산을 대파한 대구다.

울산에서 열린 1차전을 2-1로 승리한 대구는 2차전마저 대승으로 프로-아마추어 결산 최고 대회인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2003년 창단 이후 16년만에 감격의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시민구단으로 강등도, 승격도 경험한 대구에게 ‘우승’이라는 단어는 18년간 존재하지 않았다. 늘 중하위권을 맴돌았고 강등만 당하지 않으면 다행으로 여겼다. 그러나 이제 대구는 FA컵 우승으로 아시아 무대까지 도전하게 됐다.

마침 이날 경기는 역시 16년간 추억이 깃든 대구스타디움의 폐장 경기였다. 대구는 내년부터 새롭게 건립한 축구전용구장인 포레스트 아레나(가칭)로 구장을 옮긴다. 즉 창단 ‘첫’ 우승과 ‘마지막’ 대구스타디움의 경기에 18315명의 올해 최고 관중이 들어오기까지한 창단 최고의 날이었다.

경기 후 진행된 시상식도 모두 대구 편이었다. 세징야는 득점왕과 MVP로 우승까지 3관왕을 차지했고 감독상 역시 대구 안드레 감독이 받았다. 페어플레이상도 대구가 받았다. 모든 상을 다 받은 셈. 창단 이후 처음보는 해보는 세리머니도 능숙한 듯 해냈고 팬들도 공식 -1도, 체감 온도 -10도의 한파주의보 속에서도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다.

모든 행사 후 관중들이 마지막으로 떠나는 대구스타디움 잔디를 직접 밟아볼 수 있는 행사도 마련됐다. 경기장에서 선수단과 함께 악수와 우승을 즐기는 행사가 진행됐고 모든 관중과 선수단이 함께 경기장 안에서 창단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대구 팬들은 경기장을 직접 밟아본 것은 물론 조현우, 세징야 등 스타 선수들을 직접보는 것에 감격해했다. 우승도 기쁜데 선물까지 받은 셈이다.

대구는 여름이면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고 불릴 정도로 더운 곳이다. 이날은 한파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추운 날씨였지만 역시 ‘대프리카’의 도시답게 한파 따위는 뜨거운 열기로 날려버렸다. 12월의 대프리카는 선수와 팬들이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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