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대구=이재호 기자] K리그에서는 11개의 도움으로 도움왕, FA컵에서는 5골로 득점왕에 대회 MVP까지.

대구FC의 세징야는 한국 무대에 상륙한지 3년만에 완벽하게 한국 축구를 정복하며 최고 외국인 선수에 등극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대구는 8일 오후 1시 30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FA컵 결승 2차전 울산 현대와의 홈경기에서 3-0으로 대승하며 종합스코어 5-1로 압도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후반 14분 만 21세의 김대원의 골에 후반 31분에 세징야, 후반 43분에 에드가가 골을 넣으며 3-0 울산을 대파한 대구다.

울산에서 열린 1차전을 2-1로 승리한 대구는 2차전마저 대승으로 프로-아마추어 결산 최고 대회인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2003년 창단 이후 16년만에 감격의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경기 후 진행된 시상식은 대구FC와 세징야의 잔치였다. 대구의 세징야는 이날 경기 득점까지 5골로 득점왕을 차지했고 FA컵 대회 MVP까지 탔다. 대구의 안드레 감독은 최우수 감독상, 대구FC는 페어플레이상까지 탔다. 모든 타이틀은 대구FC것이었다.

세징야는 부주장으로써 한희훈이 경기에 나오지 못할 때는 외국인으로써 주장 완장을 차고 한국 선수들을 이끌 정도로 리더십도 갖췄다. 공격수지만 동료에게 워낙 많은 기회를 만들어주다보니 자연스럽게 K리그 도움왕까지 차지했다.

2012년 고국 브라질에서 프로 데뷔 후 2015년까지 뛰다 2016년 처음으로 대구를 통해 한국 무대를 밟은 세징야가 오면서 대구는 확 달라졌다. 강등팀이었던 대구는 세징야 입성 직후 곧바로 K리그 자동승격까지 해냈다. 세징야는 K리그2에서 11골 8도움으로 맹활약했다. 2017시즌에도 세징야는 부상으로 27경기밖에 못 나왔지만 7골 7도움으로 대구 핵심을 자처했다.

올시즌에는 25경기 8골 11도움으로 도움왕을 차지했고 FA컵에서 득점왕과 MVP, 그리고 우승까지 드디어 한국 상륙 3년만에 웬만한 타이틀을 모두 거머쥐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미 현장 지도자나 축구관계자들은 대구의 세징야를 전북의 로페즈, 경남의 말컹과 함께 K리그 최고 외국인으로 뽑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단지 세징야가 하위스플릿에 쳐진 7위팀 대구에서 뛰기에 덜 주목받을 뿐이지 실력과 활약도에 대해서는 공공연히 인정하고 있다. 이미 지난 이적시장에서도 국내 명문클럽이 세징야를 향해 구애를 펼쳤으나 대구가 ‘절대 판매 불가’로 겨우 지켜내기도 했다.

3년만에 한국을 완전히 정복하고 K리그 최고 외국인 선수 반열에 오른 세징야는 “포기하지 않은 동료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고 최선을 다해 준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동료들이 함께해줘 득점왕과 MVP를 차지하는 영광을 얻게 됐다. 나혼자가 아닌 모두가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워낙 K리그 최고 외국인이기에 과연 대구가 내년에도 세징야를 지킬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 세징야는 미래에 대해 “아직 대구와 계약이 남아있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다음에 생각해야 한다. 지금은 우승트로피와 함께 동료들과 세리머니를 펼치고 싶다”고 했다.

내년 창단 첫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과 새구장에서 경기해야하는 대구의 첫 번째 과제는 세징야 지키기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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