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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박항서 감독이 뿔났다. 고개를 갸웃할 만한 일본인 주심의 판정이 연속된 까닭이다.

무대는 6일 오후 9시30분(이하 한국시각)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과 필리핀의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4강 2차전이었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의 결승 진출에 도전하는 무대였다.

이미 1차전 원정경기에서 2-1로 승리하고 돌아온 베트남 입장에선 0-1로 지더라도 결승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날 무게중심을 수비에 두고 최대한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간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흐름도 나쁘지 않았다.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하면서 다급해진 필리핀의 공격을 번번이 무력화시켰다. 반드시 2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에서 경기가 풀리지 않던 필리핀의 플레이는 자연스레 거칠어졌다.

전반 43분에는 고의성이 다분한 비매너 플레이도 나왔다. 세트피스 몸싸움 과정에서 아마니 아기날도가 도안 반 하우의 턱을 어깨로 가격했다. 아기날도는 점프를 반복하며 몸을 풀던 과정에서 일어난 것이라고 항변했지만, 느린 화면 등을 통해서는 고의성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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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기무라 히로유키 주심은 옐로카드조차 꺼내들지 않았다. 박항서 감독 역시도 펄쩍 뛰며 화를 냈다. 고의성이 다분한 행위에 관대하게 판정을 내린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

뿐만 아니었다. 후반 26분에는 볼 경합 상황에서 발바닥으로 내리찍는 듯한 장면이 나왔다. 이번에도 역시 경고 등 카드가 나올 만한 위험한 상황이었다. 주심은 그러나 발바닥이 보인 필리핀 선수 대신 베트남의 파울을 지적했다. 박항서 감독은 또 한 번 크게 불만을 표출했다.

비단 두 장면 외에도 이날 기무라 주심은 웬만해서는 카드를 꺼내들지 않고 경기를 진행했다. 자연스레 두 팀의 경기는 부상이 우려될 정도의 거친 장면들이 적지 않게 나왔다. 특히 위험에는 베트남 선수들이 더 자주 노출됐다. 심판 판정에 대한 박 감독의 거친 항의는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다행히도 주심의 성향은 베트남의 결승 진출에 큰 변수가 되지 못했다. 이날 베트남은 후반 막판 연속골을 터뜨리며 2-1로 승리, 1·2차전 합계 4-2로 앞서 10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베트남의 결승전 상대는 말레이시아로, 오는 11일 오후 9시45분 말레이시아 홈에서 1차전이 열린다. 2차전은 15일(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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