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성대하게 막 내린 2018 K리그 대상은 기존 투표와는 달리 현장의 목소리가 60%나 반영됐다는 점에서 매우 신선했다.

투표 방식이 변화한 K리그 시상식의 투표 향방을 분석해본다.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는 2018 K리그 대상이 열렸다.

경남의 말컹이 K리그1 MVP-득점왕-베스트11을 받고 광주 나상호가 K리그2 MVP-득점왕-베스트11을 받았다. 신인왕에 해당하는 영플레이어상은 울산 한승규에게 돌아갔다. K리그1 감독상의 최강희(전북) 감독, K리그2 감독상은 박동혁(아산) 감독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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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K리그 대상부터 투표방식이 바뀌어 30% 감독단, 30% 각팀의 주장, 40% 미디어 투표로 결정됐다. 미디어 투표도 K리그에 취재하는 모든 취재진이 투표가능한 것으로 바뀌었다.

조금 더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현장에 나오는 취재진이 투표할 수 있게 됐기에 이번 K리그 시상식은 미디어 100%로만 결정되는 투표보다 훨씬 공정할 것으로 기대됐고 그 결과는 꽤 흥미로웠다.

▶미디어가 인정한 FW 제리치, GK 송범근, 윤평국

일반적으로 수상자들은 감독, 주장, 미디어의 의견이 일치했다. 하지만 특정 수상자 혹은 비수상자는 한쪽의 투표단의 쏠림 현상이 있었다.

득점 2위를 차지한 강원 제리치가 그랬다. 제리치는 K리그1 베스트 11 공격수 부문에서 미디어 투표 41표나 받았다. 이는 득점왕에 MVP를 차지한 경남 말컹의 115표에 이은 공격수 8명 중 2위의 기록.

하지만 제리치는 감독단에는 3표, 주장단에는 단 한 표도 받지 못해 감독단 4표, 주장단 4표를 받고 미디어 투표 8표에 그친 울산 주니오에게 최종점수 0.9점차(제리치 10.47점, 주니오 11.31점)로 베스트11 FW 부문을 내줬다.

골키퍼 포지션도 비슷했다. 영플레이어상 후보에 오른 전북 골키퍼 송범근은 122표의 미디어 투표 중 48표나 받으며 50표를 받은 울산 한승규에 고작 2표차로 뒤졌다. 하지만 감독과 선수단에는 단 한 표도 받지 못해 감독단 7표, 선수단 9표를 받은 한승규에게 영플레이어상을 내줘야했다. 미디어투표는 거의 동률이었지만 끝내 현장의 지지를 받지 못한 것이다.

K리그2 베스트 GK 부문에 오른 광주 윤평국 골키퍼도 비슷했다. 윤평국은 미디어에 55표나 받아 22표만 받은 서울 이랜드의 김영광을 두배 이상으로 압도했다. 하지만 감독단에서 겨우 3표, 주장단 1표에 그쳐 감독단 4표, 선수단 5표를 받은 김영광 골키퍼에게 베스트 11 GK부문을 내줘야했다. 미디어에선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음에도 현장의 지지에 막힌 윤평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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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인정한 최강희 감독, 윤빛가람, 김민재

K리그1 감독상을 수상한 최강희 감독은 미디어는 상당히 외면했지만 현장 투표 덕에 감독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승격팀 경남을 2위로 이끈 김종부 감독이 미디어 122표 중 74표나 받으며 2/3 수준을 가져갔고 최강희 감독은 고작 44표에 그쳤다. 하지만 감독 11명 중(최강희 감독 본인 제외) 무려 7표나 받았고 주장단도 4표나 최 감독에게 던져 결국 총점 43.93점으로 36.76점을 받은 김종부를 넘어 감독상을 받았다.

K리그1 베스트11 MF 부문에 윤빛가람 역시 미디어가 아쉬웠다. 감독 투표 11표 중 5표를 받으며 절반 가까이 받았고 선수단 투표도 4표나 받았다. 하지만 미디어 투표는 122표 중 20표밖에 받지 못해 결국 베스트 MF 수상에 실패했다.

전북 수비수 김민재는 선수들에게 인정받은 선수였다. 주장단 11표 중(전북 현대 제외) 11표 모두를 받아 전체 베스트11 수상자들 유일한 주장단 만장일치를 이끌어냈다. 작년 영플레이어상에 이어 올해 주장단 만장일치까지 고작 만 22세 나이에 K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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