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빠른 속도와 특유의 공을 다루는 센스, 상대 수비를 농락하는 빠른 방향 전환까지. 이청용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볼튼 원더러스 시절, 즉 한국대표팀의 에이스로 군림했던 2010년 전후의 모습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0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7시 호주 브리즈번의 QSAC경기장에서 열린 11월 A매치 평가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4-0으로 대승했다.

전반 9분만에 오른쪽 풀백 이용의 오른쪽 높은 크로스를 남태희가 논스톱 발리슈팅으로 선제골을 만들며 한국은 ‘난적’ 우즈벡에 편하게 풀어갔다. 전반 24분에는 왼쪽에서 주세종이 오른발로 감아올린 코너킥이 수비맞고 문전 혼전 상황에서 이용이 터닝슈팅을 했다. 골키퍼 정면에 맞고 나온 것을 황의조가 재차 강력한 대포알 슈팅으로 골문을 가르며 2-0을 만들며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 25분에는 왼쪽에서 코너킥을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것을 문선민이 왼발 하프 발리중거리포로 추가골을 만들었다. 후반 36분에는 나상호의 힐패스에 이진현이 석현준에게 내준 것을 골키퍼 앞에서 석현준이 가볍게 밀어넣어 네번째 골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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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청용은 윙어로 선발 출전했다. 호주전에 이은 연속 선발 출전. 아무리 2선 자원이 많이 빠졌다 할지라도(손흥민, 이재성 등) 연속 선발이라는 것은 벤투 감독이 조금 더 신뢰를 가지고 지켜보고 싶어하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이런 믿음에 이청용은 보란 듯이 경기력으로 증명했다. 이날 이청용은 오른쪽과 왼쪽 측면을 모두 오가면서 방향을 가리지 않고 우즈벡 풀백들을 농락했다. 스스로 돌파하는 능력은 물론 상대 수비보다 더 빠른 속도, 수비를 젖히는 빠른 방향 전환, 동료를 이용할 줄 아는 볼센스까지 이청용은 마치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최근 독일 2부리그 보훔으로 이적한 이후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면서 경기감각을 끌어올린 것이 주효했다. 이청용의 지난 4년여간의 문제는 경기에 자주 출전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EPL에 뛰는 것에 의미를 두다보니 교체멤버로써도 경기 출전이 적었고 갈수록 경기감각이 부족해 실력도 떨어졌다. 결국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전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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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독일 이적 후 꾸준히 나왔고 이날 경기를 통해 이청용은 확연히 자신의 몸상태가 예전 전성기때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좋아졌음을 내보였다. 후반 30분 이진현과 교체아웃되는 이청용의 표정에도 이날 경기에 대한 만족감이 드러났다.

이청용은 2010 남아공 월드컵 2골의 주인공이자 한때 박지성, 박주영 등의 전성기 때도 대표팀 에이스로써 맹활약했던 최고의 선수였다. 지난 몇 년간 많이 잊혀졌지만 이날 같은 모습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다면 다시 대표팀 에이스로의 복귀도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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