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를 앞두고 선발라인업이 발표되자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손흥민은 물론,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까지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맨시티에게 0-1로 패했고 알리와 에릭센은 종료 15분여를 남긴 상황부터 순차적으로 나와 이미 팀이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긴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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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로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왜 이런 선택을 한 것일까. 한정된 선수단 내에서 리그-챔피언스리그-FA컵-리그컵 4마리 토끼에서 성과를 내야하는 상황에서 시즌 막판 힘이 떨어지는 것을 대비한 선택과 집중의 로테이션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리그 3위, 챔피언스리그 16강, FA컵 4강, 리그컵 4라운드의 성적으로 마쳤다. 2016~2017시즌 리그 2위,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탈락, FA컵 4강, 리그컵 4라운드의 성적에서 크게 나아진 것 없는 성과.

물론 토트넘이 이런 성적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대단하다. 토트넘은 EPL의 대표적인 짠돌이 구단. 물론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하지만 선수단 내 연봉이 타팀에 비해 워낙 적은 것으로 유명하고 오죽하면 올시즌을 앞두고는 영입선수가 단 한명도 없는 사태까지 일어나기도 했다.

이런 토트넘을 이끌고도 포체티노는 부임 후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둬오며 토트넘을 EPL 내에서도 강팀 반열에 올려놨다.

하지만 이제 구단이나 팬들은 더 큰 성공을 바라고 있다. 투자는 그대로지만 기대치는 높아졌고 포체티노도 이를 수용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그렇기에 포체티노는 지난 두 시즌동안 적은 선수층으로 최대한 베스트 선수들만 활용하는 시스템을 활용했지만 이제는 선택과 집중을 하면서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을 고려하는 듯 하다.

물론 알리, 에릭센, 손흥민이 올시즌 초반 예전 같지 않다. 하지만 예전의 포체티노였다면 억지로라도 이 선수들을 선발로 기용했을 것이지만 이제는 포체티노는 체력 안배와 선택과 집중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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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시즌 토트넘은 순위 싸움과 FA컵 4강 등이 포함된 마지막 7경기에서 3승1무3패에 그치며 FA컵 4강에서 탈락과 리그 3위에 그쳤다. 아무래도 풀시즌을 치르는동안 베스트 멤버들 위주로 치르다보니 로테이션이 많이 되지 않아 시즌 막판 힘이 떨어진 것이 뼈아팠다.

이 교훈을 삼은 포체티노는 올시즌은 지난시즌에는 중용하지 않았던 모하메드 시소코, 에릭 라멜라, 해리 윙크스 등을 적극적으로 쓰며 두터운 선수층으로 로테이션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물론 시즌 초반부터 챔피언스리그 부진 등으로 쉽지 않지만 포체티노는 내년 5월까지 지속되는 시즌에서 끝까지 그 힘을 유지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당장 라파 베니테즈 감독의 리버풀 시절에 베니테즈는 시즌 초반 그리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끝까지 로테이션 시스템을 고수했고 결국 챔피언스리그에서 1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을 거두는데 로테이션 시스템이 지대한 공을 한 바 있다.

가뜩이나 시즌 초반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부진 등이 겹치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시즌 막판까지 버티기 위해서 포체티노는 없는 살림에 로테이션 적극 활용이라는 전략을 올시즌 관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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