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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FC서울에게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전은 그 의미가 남다른 경기였다.

2년 만에 돌아온 최용수 감독이 안방 복귀전을 치른 경기였고, 또 그간 2군으로 내려가 있던 박주영이 3개월 만에 1군으로 복귀한 날이었던 까닭이다.

서울 팬들 역시도 둘의 복귀를 반겼다. 서포터스석에는 최용수 감독의 복귀를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팽팽한 0의 균형이 이어지던 후반에는 팬들이 직접 박주영의 이름을 외치며 투입을 기다렸을 정도다.

서울이 그렸을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두 레전드의 복귀와 맞물려 안방에서 분위기를 전환하는 것이었을 터. 그러나 애석하게도 서울의 바람은 현실이 되지 못했다. 후반 38분 박주영의 선제골이 터지고도, 불과 2분 만에 동점골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어느덧 11경기 연속 무승(4무7패). 서울은 이번에도 웃지 못했다.

▶사령탑 출사표

- 최용수 FC서울 감독 : “지난 경기는 너무 수비적이었다. 활동 반경이 많고 기동력이 좋은 선수들을 전방에 뒀다. 계획대로라면 박주영은 두 번째 교체카드로 투입될 것이다. 팀을 빨리 정상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감 넘치는, 주도할 수 있는 경기를 해야 한다. 서바이벌 게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강등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김병수 강원FC 감독 : “하다보니까 계획은 무의미하다. 근시안적이지만 매 게임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은 우리도 스리백으로 나선다. 스리백과 스리백으로 맞서면 어느 정도 지루한 면도 있을 것이다. 우리도 안전한 지역은 아니다. 매 게임 전쟁을 치르듯 해야 한다.”

FC서울-강원FC 선발라인업
▶양 팀 선발라인업

서울은 윤주태 박희성을 최전방에 두는 3-5-2 전형을 가동했다. 신진호와 황기욱 하대성이 역삼각형 중원을 구축했고, 윤석영 윤종규가 윙백 역할을 맡았다. 김원균과 김남춘 김동우가 스리백을, 양한빈이 골문을 각각 지켰다.

강원도 3-5-2 전형으로 맞섰다. 제리치와 정조국이 전방에 나섰고, 정석화가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맥고완과 오범석이 중원에 포진한 가운데 정승용과 김승용이 측면에 섰다. 김오규와 한용수 이태호가 스리백을, 이범영이 골문을 지켰다.

▶전반전 : 슈팅수 14-2, 서울 파상공세

서울이 초반부터 주도권을 쥐었다. 황기욱의 중거리 슈팅을 시작으로 윤주태 박희성 등이 연거푸 강원 골문을 노렸다. 전반 28분에는 윤석영의 크로스를 박희성이 문전에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이범영의 선방에 막혔다.

서울의 공세가 이어졌다. 빠른 침투를 바탕으로 강원 수비진의 빈틈을 노렸다. 다만 박희성이 골키퍼와의 일대일 기회를 놓치는 등 좀처럼 결실을 맺지는 못했다. 강원도 정조국의 헤더로 반격에 나섰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전반전 슈팅수는 14-2 서울 우세, 그러나 전반전 스코어는 여전히 0-0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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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 박주영, 천금 선제골 직후 통한의 동점골

하프타임 강원이 먼저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이태호 대신 이현식을 투입해 변화를 줬다. 후반 들어 강원이 공격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서울도 빠른 역습으로 맞섰다. 0의 균형이 이어지자 후반 12분 양 팀 모두 나란히 교체카드를 활용해 반전을 꾀했다. 강원은 디에고를, 서울은 박주영을 각각 승부수로 던졌다.

후반 20분 강원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정조국의 날카로운 슈팅이 서울 골문을 위협했다. 다만 몸을 날린 양한빈의 선방에 막혔다. 서울도 주로 측면을 활용한 크로스로 0의 균형을 깨트리려 애썼다. 그러나 번번이 무위로 돌아갔다.

후반 31분에는 서울이 역습 상황에서 공격수 3명과 수비수 2명이 맞서는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박희성의 패스가 신진호를 거쳐 박주영에게까지 연결됐는데, 박주영의 슈팅이 몸을 날린 수비수에 걸렸다. 3분 뒤 아크 정면에서 찬 중거리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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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점을 조절하던 서울은 후반 38분 먼저 0의 균형을 깨트렸다. 상대 수비수의 실수를 가로 챈 박주영이 골키퍼와의 일대일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오른발로 찬 강력한 슈팅은 그대로 강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서울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곧장 반격에 나선 강원이 2분 만에 곧바로 균형을 맞췄다. 페널티 박스 왼쪽을 파고든 정승용의 슈팅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추가시간 서울이 다시 한 번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측면 크로스를 박주영이 헤더로 연결했다. 슈팅은 그러나 크로스바에 맞았다. 이후에도 서울은 극적인 결승골을 위한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다만 끝내 결실을 맺지는 못했다. 주심의 종료 휘슬과 함께 경기는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경기종료 : 서울 11경기 연속 무승

서울의 무승 기록이 11경기(4무7패)로 늘었다. 최용수 감독 복귀 이후에도 2경기째(1무1패)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승점 36점(8승12무14패)으로 최하위 인천유나이티드와의 격차를 6점으로 벌리는데 그쳤다. 인천이 다음 날 승리할 경우 격차는 3점으로 줄어든다. 강원도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의 늪에 빠졌다. 승점 40점(10승10무14패)으로 7위 자리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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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외침에 응답한 박주영, 그러나

이날 경기는 최용수 감독의 복귀전이자, 박주영의 복귀전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 7월 22일 인천유나이티드전 이후 2군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을용 당시 감독대행은 박주영의 컨디션이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고 봤다. 최 감독은 그러나 복귀 후 2경기 만에 박주영을 1군으로 호출했다. 오랜만에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반전 파상공세를 펼치고도 0의 균형을 깨트리지 못하자, 서울 팬들이 먼저 박주영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결국 최용수 감독도 후반 12분 박주영을 승부수로 던졌다. 박주영이 그라운드를 밟은 것은 97일 만이었다.

투입 직후부터 박주영은 호시탐탐 상대 골문을 위협하며 기회를 노렸다. 날카로운 움직임과 슈팅으로 영점을 조절했다. 그리고 후반 38분 결실을 맺었다. 상대 수비수의 실수로 찾아온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복귀골을 터뜨린 박주영은 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박주영의 선제골은 그러나 2분 만에 빛을 바랬다. 강원의 동점골이 터지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추가시간 박주영은 헤더로 추가골을 노렸지만 골대에 가로 막혔다. 팬들의 외침에 박주영은 골로 답했지만, 팀 승리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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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

- 최용수 서울 감독 :“한 경기 한 경기가 상당히 중요하다. 이기고자 하는 의지는 운동장에서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전과 다르게 멘탈적인 부분이나 포지셔닝 부분은 상당히 좋아졌다. 결과는 아쉽게 끝났다. 아쉬운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놀라온 투혼을 발휘해줬다. 박주영은 예상했던 시간보다 앞당겨 투입했다. 본인 역할을 충분히 잘 해주지 않았나 싶다.”

- 김병수 강원 감독 : “전반전에 약간의 문제점이 발생해 어려움이 있었다. 후반전에 수정을 해서 나름 좋아졌다. 오늘은 기능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부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실점 후 바로 동점골을 넣어서 나쁜 결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찌됐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해준 점은 높게 평가한다.”

▶경기정보

- 서울 1 : 양한빈(GK) - 김원균 김남춘 김동우 - 윤석영 신진호 황기욱 하대성 유종규 - 윤주태(후12‘ 박주영) 박희성(후45’ 에반드로)

- 강원 1 : 이범영(GK) - 김오규 한용수 이태호(HT 이현식) - 정승용 맥고완 오범석 김승용(후12‘ 디에고) - 정석화 - 정조국 제리치(후37’ 김지현)

- 득점 : 박주영 2호(후38분·서울) 정승용 3호(후40분·강원)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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