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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훌렌 로페테기(52·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경질될 위기에 몰렸다. 만약 올해 안에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빼앗기면 앞서 스페인 축구대표팀에 이어 반 년도 채 안 돼 두 차례나 경질되는 수모를 겪게 된다.

로페테기 감독은 지난 6월 스페인 축구대표팀 감독직에서 경질됐다. 2년 동안 스페인을 이끌고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했지만, 월드컵 개막을 불과 이틀 앞두고 경질 통보를 받았다.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어서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 밑바탕에는 월드컵을 앞두고 ‘로페테기 감독이 월드컵이 끝난 직후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 부임한다’는 레알 마드리드의 공식발표가 깔려 있었다. 월드컵을 치르기도 전에 레알 마드리드와 계약을 체결한 것에 격분한 스페인축구협회는 곧장 '월드컵 직전 경질'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월드컵을 준비하던 로페테기 감독은 결국 러시아에서 짐을 싸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이후 그는 ‘예정대로’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았다.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이끈 지네딘 지단 감독의 후임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사령탑이 됐다.

시즌 초반에는 승승장구했다. 일각에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유벤투스 이적 등과 맞물려 레알 마드리드가 부진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로페테기 감독이 이끈 레알 마드리드는 초반 리그 3경기에서 10골을 터뜨리는 등 리그 5경기 연속 무패(4승1무)를 달렸다. AS로마(이탈리아)와의 챔피언스리그 3-0 완승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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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달 세비야 원정에서 0-3으로 완패한 직후부터 팀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이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0-0무) CSKA모스크바, 데포르티보 알라베스(이상 0-1패)를 상대로도 단 1골도 넣지 못한 채 승전보를 울리지 못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4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친 것은 무려 33년 만의 일이었다.

궁지에 몰린 레알 마드리드는 20일(이하 한국시각) 레반테를 상대로 분위기 전환에 도전했다. 다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쇼에, 불안한 수비까지 겹치면서 결국 안방에서 1-2로 패배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홈에서 레반테에 패배한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11년 만의 일. 무승기록은 어느덧 4경기(1무5패)로 늘어났다. 3시즌 연속 유럽무대 왕좌에 올랐던 팀의 ‘추락’이다.

자연스레 로페테기 감독의 거취도 본격적으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현지 언론들은 오는 29일 오전 0시15분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열리는 바르셀로나와 엘 클라시코를 로페테기 감독의 거취를 좌우할 결정적인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로페테기 감독으로서는 또 다른 경질 위기에 몰린 셈이다.

한편 현지 언론들은 안토니오 콘테 전 첼시 감독과 조세 무리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등을 레알 마드리드의 차기 감독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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