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가히 승부차기의 신(神)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원 삼성의 신화용 골키퍼는 전북 현대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때도 페널티킥 포함 승부차기까지 3개를 막으며 수원을 4강으로 이끌더니 17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FA컵 8강에서도 승부차기를 3개나 막으며 4강행 일등공신이 됐다.
만 35세의 나이에도 A대표팀 출전은 단 한 번도 없었던 신화용이지만 내년 1월 열리는 AFC 아시안컵 토너먼트에서는 승부차기를 배제할 수 없는 한국이기에 신화용 발탁을 통해 승부차기 전문 골키퍼로써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
수원은 17일 오후 7시 30분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대한축구협회(KFA) FA컵 8강 제주와의 홈경기에서 연장포함 120분의 혈투에도 2-2로 마친 후 승부차기에서 신화용이 무려 5개의 PK중 3개를 막고 하나는 하늘로 날아가 버리며 2-1로 승리해 FA컵 4강에 진출했다.신화용은 2실점을 했음에도 승부차기에서 제주의 첫 번째 키커 권순형, 두 번째 키커 찌아구, 세 번째 키커 김성주의 킥을 거짓말처럼 모두 막아내는 엄청난 페널티킥 선방을 보였다.
단순히 우연이 아님은 이미 지난 9월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지난 9월 전북과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때도 팀이 0-3으로 지던 후반 추가시간 아드리아노의 페널티킥을 막아내며 팀을 연장전까지 이끌었다. 당시 아드리아노의 페널티킥이 들어갔다면 수원은 종합스코어 3-4로 역전당해 8강에서 탈락해야 했다.
하지만 신화용의 PK선방으로 연장전으로 향했고 이후 승부차기에서 신화용은 2번의 페널티킥을 막아내며 수원의 승리를 이끌었다.
신화용은 승부차기 선방 비결에 대해 “경기 전 상대 팀 주요 키커들을 분석하는 편이다. 어떤 스타일로 차는지 분석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요즘에는 골키퍼가 뛰는 것을 보고 차는 선수들이 많아 끝까지 보고 막는게 중요했다. 이운재 골키퍼 코치님께서 ‘끝까지 기다리라’고 말씀해주시더라. 효과를 봤다”고 말한 바 있다.
수원의 이운재 골키퍼 코치는 2002 한일월드컵 스페인전 승부차기 선방으로 대표되는 K리그 최고 ‘PK의 신’이었다. 이운재의 지도를 받은 신화용 역시 명실상부 K리그 최고 PK의 신으로 거듭났고 이런 모습은 단순히 수원과 K리그를 넘어 대표팀에서도 활용가치가 있어보인다.A매치 평가전에서는 신화용의 페널티킥 선방 능력이 그리 빛을 발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 내년 1월 열리는 2019 UAE 아시안컵에서는 한국은 우승을 노리는만큼 조별리그 이후 토너먼트에서 승부차기에 들어갈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다.
박지성-이영표의 마지막 대표팀 무대였던 2011 아시안컵 당시에도 한국은 준결승에서 일본과의 승부차기에서 패해 아쉽게 결승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만약 당시 승부차기에 뛰어난 골키퍼가 있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가능성도 있다.
어차피 골키퍼는 3명이나 선발이 가능한 특수포지션. 11월 안에 주전급 골키퍼 2명을 확정한 후 신화용 같은 페널티킥 전문 골키퍼를 선발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물론 신화용은 반사신경과 눈부신 선방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만 35세의 나이에도 대표팀 경험이 없다는 단점은 있지만 K리그 베테랑에 포항, 수원 등 명문클럽에서만 뛰며 노하우를 많이 익힌 골키퍼다.
이미 지난 3월 피파 규칙 개정으로 연장전에는 4번째 교체가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페널티킥 전문 골키퍼의 활용 가능성을 높인 것’이라고 평가받는 규칙 개정을 한국 역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