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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인천=김명석 기자] 인천유나이티드가 짜릿한 드라마를 썼다. 결과적으로 최하위 탈출에는 실패했지만, 숨 막혔던 마지막 10여 분 동안 보여준 저력은 박수가 아깝지 않았다.

인천은 30일 오후 4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31라운드 홈경기에서 경남FC와 2-2로 비겼다. 경기 초반부터 공방전으로 펼치고도 내리 2실점 했지만, 후반 막판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며 값진 승점 1점을 챙겼다.

최하위 탈출에는 실패했다. 11위 전남드래곤즈와의 격차를 2점차로 좁히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패색이 짙던 상황, 파상공세를 펼치며 ‘2위’ 경남을 몰아친 마지막 10여 분의 집중력은 충분히 값졌다. 경기 내내 “할 수 있다”던 서포터스의 외침에 대한 답이기도 했다.

▶사령탑 출사표

- 욘 안데르센 인천유나이티드 감독 : “선수들이 (강등위기에 대한)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많은 압박을 주지는 않고 있다. 홈팬들 앞에서 늘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말컹에 대한 특화된 수비는 준비하지 않았다. 정상적인 수비로 맞설 예정이다. 공격진 변화는 일주일 간 3경기를 치른 것과 관련된 선택이다.”

- 김종부 경남FC 감독 : “말컹의 컨디션이 정상적으로 올라 왔다. 인천도 중요하지만, 우리도 ACL 자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할 경기다. 네게바는 팀에 합류 이후 몸이 가장 좋다. 대신 축구공은 둥글기 때문에, 네게바는 교체 투입을 준비할 것이다.”

인천유나이티드-경남FC 선발라인업
▶양 팀 선발라인업

인천은 4-3-3 전형을 가동했다. 무고사를 중심으로 쿠비와 남준재가 전방에 포진했고, 아길라르와 임은수 한석종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김진야와 부노자 김대중 정동윤이 수비라인을, 정산은 골문을 각각 지켰다.

경남은 4-4-2 전형을 유지했다. 말컹과 김효기가 투톱을 구축한 가운데 쿠니모토와 최영준 김준범 파울링요가 미드필드진에 섰다. 포백라인엔 최재수와 박지수 김현훈 이광진이 섰다. 골키퍼는 손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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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 치열했던 공방전, 전반 막판에 깨진 균형

경기 초반부터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양 팀 모두 서로의 뒷공간을 노린 공격으로 서로의 골문을 노렸다. 한석종과 말컹이 전반 10분이 채 되기도 전에 포문을 열었다.

이후에도 양 팀은 서로의 골문을 위협하며 균형을 깨트리려 애썼다. 다만 남준재의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정산의 실수를 틈탄 말컹의 슈팅도 골키퍼 선방에 가로 막혔다.

팽팽하던 균형은 전반 39분에 깨졌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이광진의 땅볼 크로스를 정산이 손으로 쳐냈는데, 이 공이 문전에 있던 김효기에게 연결됐다. 김효기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면서 경남이 먼저 한 골 앞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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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 파울링요 추가골 이후, 인천의 짜릿했던 드라마

하프타임 양 팀 모두 승부수를 던졌다. 인천은 문선민을 투입했고, 경남은 네게바를 투입해 변화를 줬다. 후반 초반부터 불꽃이 튀었다. 인천이 무고사의 헤더로 경남 골문을 위협하자, 경남도 말컹의 오른발 슈팅으로 응수했다.

이후에도 동점골을 위한 인천의 반격과 승부에 쐐기를 박으려는 경남의 공세가 이어졌다. 그리고 후반 17분 경남이 점수차를 더 벌렸다. 역습 상황에서 파울링요의 오른발 슈팅이 인천의 골문 구석을 갈랐다.

벼랑 끝에 인천은 김보섭을 투입해 총공세에 나섰다. 문선민이 활발하게 전방을 누비며 거듭 상대 골문을 노렸다. 슈팅은 다만 번번이 골대를 살짝 외면했다. 경남도 물러서지 않았다. 파울리요와 네게바의 역습을 앞세워 인천 수비 뒷공간을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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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 후반 35분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찬 아길라르의 왼발 프리킥이 그대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1골차로 좁혀지면서 승부는 알 수 없는 향방으로 흘렀다.

인천의 공세가 더욱 거세졌다. 경기장을 메운 관중들의 뜨거운 성원이 더해졌다. 결국 후반 42분 인천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문선민의 침투패스를 받은 무고사가 골키퍼와의 일대일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기세가 오른 인천은 대역전골까지 노렸다. 다만 4분의 추가시간은 드라마의 대미를 장식하기엔 부족했다. 결국 경기는 2-2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경기종료 : 최하위 인천, 전남에 2점차 추격

인천이 2경기 연속 무승부로 승점을 챙겼다. 승점 27점(5승12무14패)으로 리그 최하위. 다만 전날 패배한 11위 전남드래곤즈와의 승점차를 2점으로 좁히는데 성공했다. 경남도 4경기 연속 무패(1승3무)를 기록하며 2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승점 55점(15승10무6패)으로 선두 전북현대와의 격차를 18점으로 좁히는데 만족해야 했다 3위 울산현대와의 격차는 3점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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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또 공격…관중들에게 큰 선물 안긴 인천

짜릿한 역전승도 거두지 못했고, 최하위 탈출도 실패했다. 그러나 이날 인천이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준 저력은 박수가 아깝지 않았다. 강등권 탈출을 위한 향후 경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만한 결과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컸다.

백미는 0-2로 뒤진 이후 펼친 파상공세였다. 패색이 짙던 상황이었지만 인천은 포기하지 않고 공격, 또 공격을 외쳤다. 무고사와 문선민이 최전방에 포진했고, 아길라르와 남준재 등의 지원이 더해졌다.

팬들도 힘을 보탰다. 5000여 명의 관중들이 거듭 ‘골’을 외치면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북돋았다. 0-2로 뒤지던 인천이 파상공세를 펼치던 마지막 10여 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 분위기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덕분에 인천은 0-2로 뒤지던 경기를 2-2로 비기는 ‘저력’을 선보였다. 이기진 못했지만, 이긴 것과 다름없는 승점 1점이었다. 안데르센 감독도 “무너질 것 같았던 상황에서 비긴 것은 굉장한 의미가 있는 승점 1점이었다”고 만족해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

- 안데르센 인천 감독 :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여러 생각이 든다. 보통이라면 0-2로 졌을 경기였다. 2골 모두 일어나서는 안 되는, 운이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내준 실점이어서 무너질 수도 있었지만, 그 이후에 선수들이 돌아와줬다. 매 경기 승점 3점을 따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오늘 같은 경기에서의 승점 1점은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도 0-2로 뒤지면서 무너질 수도 있었던 상황을 극복해낸 것은 의미가 크다.”

- 김종부 경남 감독 : “전반적으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 후반에 말컹, 김효기가 부상으로 교체된 이후 무너졌다. 인천에 흐름을 빼앗긴 뒤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쉽다. 말컹은 허벅지 근육 쪽에 이상이 있어 교체했다. 현재로써는 큰 부상이 아닌 것 같긴 한데,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실점 부분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 공격 쪽은 살아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할 때까지 집중적으로 수비 훈련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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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정보

- 인천 : 정산(GK) - 김진야 부노자 김대중 정동윤 - 아길라르 임은수(후19‘ 김보섭) 한석종 - 쿠비(HT 문선민) 무고사 남준재

- 경남 : 이범수(GK) - 최재수 박지수 김현훈 이광진 - 쿠니모토 최영준 김준범(HT 네게바) 파울링요 - 말컹(후26‘ 김근환) 김효기(후33’ 배기종)

- 득점 : 아길라르 3호(후34분) 무고사 14호(후42분·이상 인천) 김효기 6호(전38분) 파울링요 2호(후17분·이상 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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