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수원=이재호 기자]수원 삼성이 1차전 3-0 승리에도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0-3으로 패했음에도 승부차기에서 신화용의 대선방에 힘입어 2차전 패배에도 4강 진출에 성공했다. 2011년 이후 7년만에 ACL 4강에 오른 쾌거이자 같은 K리그 클럽으로써 ‘절대 1강’으로 여겨진 전북 현대를 이긴 쾌거다.

수원은 19일 오후 7시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0-3패배 후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

1차전 전북 원정을 3-0으로 이겼던 수원은 종합스코어 3-3 이후 연장전,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수원은 2011년 당시 윤성효 감독 체재에서 4강을 오른 이후 7년만에 다시 ACL 4강 무대에 올랐다. 수원은 텐진췐젠(중국)을 대파하고 올라온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 4강에서 만난다.

2016년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 2017년은 심판매수 징계로 인해 ACL에 오르지 못했던 전북은 2년만에 나선 ACL에서 8강에서 무릎 꿇게 됐다. 이미 FA컵도 16강에서 떨어진 전북은 이제 2위 경남FC와 승점 16점차로 앞선채 10경기를 남겨둔 K리그1 우승만 노리게 됐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출사표 : “물러서지 않겠다” vs “초반 득점만 나오면”

-수원 이병근 감독 대행 : “1차전에서 전북을 이겨 자신감과 분위기가 좋다. 준비는 열심히 하고 있어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 어려운 경기가 되겠지만 자신감과 경기장에서 용맹성을 보여줬으면 한다. 절대로 1차전에 이겼다고 방심하거나 초반부터 겁먹고 내려서서 수비하지 않겠다. 전북을 상대로 홈에서 못 이겼던 한을 풀고 싶다. 져도 올라간다? 행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안 좋은 쪽으로 갈 수 있기에 아예 그런 생각을 하지 말자고 했다. 홈경기고 많은 팬들이 있기에 팬들을 위해 이기자고 했다고 선수들에게 당부 했다.”

-전북 최강희 감독 : “개인적으로 내일 경기가 흥미롭다. 계속 쫓기는 경기를 했는데 내일은 쫓아가야하는 입장이고 도전해야한다. 그렇기에 더 흥미롭고 선수들과 긍정적으로 경기를 준비 중이다. 어차피 내일 경기는 상대 전력 분석은 의미 없다. 갖고 있는 전력을 얼마나 극대화하고 선수들이 준비한 만큼 역량을 보이는게 중요하다. 수원이 물러서든 아니든 중요하지 않다. 초반 선취골이 어느 팀에서 나오느냐에 따라 경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전반전 : 손준호 부상에도 이른 선제골, 전북은 급하다

1차전을 홈에서 0-3으로 패했기에 전북은 잴 것 없이 시작부터 라인을 올리고 맹공격이었다. 하지만 전반 8분 손준호가 이기제와 볼경합 중 태클에 왼쪽 무릎을 가격 당했고 끝내 더 뛰지 못하고 급하게 신형민이 교체투입 됐다.

전반 8분만에 핵심 미드필더 손준호의 부상으로 큰 악재를 맞은 전북이지만 전반 11분 왼쪽에서 오른발로 로페즈가 감아올린 크로스를 한교원이 문전에서 헛발질한 것이 도리어 아드리아노 앞에 떨어졌고 아드리아노는 가볍게 마무리하며 전북이 이날 경기 선제골을 넣었다.

이른 시간 골을 허용한 수원은 이후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걸어 잠궜다. 전북은 한교원, 이승기, 로페즈, 아드리아노를 거의 4톱 형태로 두고 공격을 가했다. 전반 내내 양팀은 워낙 거친 태클이 많아 양팀 선수들이 쓰러져 곧바로 일어나지 못하는 상황도 여러 차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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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전반은 전반 11분 터진 아드리아노의 골만 나온채 전북이 1-0으로 앞서며 끝났다. 하지만 전반 추가시간동안 수원과 전북 선수단, 그리고 양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단간의 물리적 충돌을 빚으며 종료 휘슬이 울렸음에도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경기의 무게감이 얼마나 크고 두 팀의 라이벌 의식이 얼마큼인지 알 수 있는 장면이기도 했다. 아직 전북은 1차전 0-3 패배로 인해 종합스코어 1-3으로 뒤져 승리를 위해서는 최고 2골을 더 넣어 연장전을 가거나 3골을 넣어 이겨야했고 수원은 실점을 허용하지 말아야하는 상황이었다.

▶후반전 : 이동국-김신욱까지 들어간 전북, 끝내 만든 동점… 연장으로

후반 6분만에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골이 터졌다. 후반 6분 오른쪽 코너킥을 이승기가 왼발로 감아올렸고 이 공은 수원 가까운 포스트 바짝 붙어 향했다. 이때 공격가담한 수비수 최보경이 골대 앞에서 다이빙 헤딩골을 만들어낸 것. 전북은 2골을 만들었고 이제부터 일단 한골만 넣으면 연장전을 갈 수 있기에 전북은 더욱 공격에 박차를 가했다.

그 사이 수원은 구자룡, 조지훈 등을 투입하며 역습 기회도 노렸지만 실패했다. 전북은 수원의 역습에도 수비수 최보경을 빼고 이동국을 투입하고 김신욱도 넣으며 총공격에 나섰고 결국 후반 26분 오른쪽에서 이용의 얼리 크로스에 이은 김신욱의 헤딩골이 터지며 끝내 종합스코어 3-3 동점을 만들어냈다.

이제 1차전 스코어에도 3-3 동점이 되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도리어 전북이 유리해졌다. 전북은 이제 한골을 넣으면 원정골 우선원칙에 따라 수원이 2골을 넣어야하는 상황이기에 전북이 한골만 더 넣으면 사실상 승부는 갈린다고 봐야하는 상황.

수원은 초조해졌고 전북은 하던 대로 공격을 하면서 역전극을 기대하며 후반전을 보냈다. 전북은 승리의 완벽한 기회를 잡았다. 후반 추가시간이 되자마자 크로스를 헤딩으로 받은 김신욱이 문전에 떨군 것이 아드리아노 앞에 떨어졌다. 수원 수비는 아드리아노를 막기 위해 무리하게 잡아 당겼고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사실상 끝내기 골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아드리아노가 키커로 나섰고 왼쪽으로 찼다. 하지만 신화용은 정확하게 방향을 예측하고 막아내며 수원의 영웅이 됐다. 전북은 끝낼 수 있는 경기를 연장전까지 몰고 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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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전 & 승부차기 : 3실점한 신화용, PK만 3개 막으며 수원 4강 이끌다

비까지 오는 날씨 속에 접전은 계속 됐다. 연장 전반 4분 수원은 사리치의 중거리슈팅이 수비 맞고 굴절되며 공중으로 떠 묘하게 날아간 공이 전북 크로스바에 맞으며 아쉬움을 삭혔다. 전북 역시 연장 전반 6분 오른쪽 크로스 이후 문전에서 김신욱의 가슴트래핑 후 슈팅이 수원 골대 옆을 스치듯 지나가며 아쉬운 장면이 지나갔다.

연장 전후반 총 30분동안 끝내 승부가 나지 않았고 결과는 승부차기에서 갈리게 됐다.

전북은 첫 번째 키커로 김신욱을 냈고 왼쪽으로 찼다. 하지만 이미 페널티킥을 막은 신화용은 다시 한 번 완벽하게 방향을 읽고 막았다. 신화용은 세번째 키커 전북 이동국의 킥도 막았다.

결국 이후 사리치가 네 번째 골까지 성공시키며 수원은 1차전 3-0 승리 이후 2차전 0-3 패배와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하며 끝내 4강진출에 성공했다.

신화용 골키퍼는 이날 3실점과 불안한 방어력에도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 선방과 승부차기에서 김신욱과 이동국의 킥을 막아 3번의 PK를 막아 이날 경기 공식 MOM에 선정됐다.

▶경기 후 기자회견 : "신화용이 몇개 막아줄거라 믿었다" vs "PK는 심리 문제"

-수원 이병근 감독대행 : "정말 후회없는 경기를 했다. 두팀에게 수고했다고 박수쳐주고 싶다. 실점으로 인해 흔들렸지만 꺼져가는 불씨를 신화용이 살려줬다. 할 수 있다, 해야한다는 강한 정신력이 발휘됐다. 120분동안 투혼을 발휘해준 선수들에게 다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신화용이 어제 연습에서 페널티킥을 자신있게 막았기에 믿었다. 신화용이 분명히 몇개 막아줄거라 예상했다. 코치진과 의논해 키커 순서도 잘 짰다. 일부러 라인을 내렸기보다 전북이 공만 잡으면 앞으로 나가더라. 전북이 잘 노린 경기였다."

-전북 최강희 감독 :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토너먼트는 운이 따라줘야한다.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선수들이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승부차기 연습은 평소에도 ㅎ고 오늘 경기를 대비해서도 했지만 결국 능력보단 심리적 문제다. 아드리아노의 후반 추가시간 PK는 본인이 원했다."

▶경기정보

수원 0 : 신화용(GK) - 조성진 곽광선 최성근 이기제 - 이종성(후20 조지훈) 사비치 박종우 - 한의권(후30 김종민) 임상협(후10 구자룡) 데얀

전북 3 : 송범근(GK) -최보경(후9 이동국) 김민재 최철순 이용 - 홍정호 이승기 손준호(전8 신형민) - 아드리아노 로페즈(후21 김신욱) 한교원

득점 : 전11 아드리아노, 후6 최보경, 후26 김신욱(이상 전북)

승부차기 : 전북 김신욱 X 아드리아노 0 이동국 X, 김민재 0 수원 데얀 0 이기제 0 조성진 0 사리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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