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30·VfL 보훔)이 그라운드로 돌아온다.

이청용이 속한 VfL 보훔은 16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각)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보훔에 위치한 레비어파워 슈타디온에서 2018~2019시즌 2.분데스리가 5라운드 잉골슈타트와 맞대결을 벌인다. 리그 6위에 자리한 보훔은 12위 잉골슈타트를 잡고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심산이다.

연합뉴스 제공
잉골슈타트전은 이청용의 독일 무대 데뷔전이 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지난 7일 보훔 이적을 확정한 이청용은 9월 A매치 기간을 활용해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 지난 2015년 2월 크리스털 팰리스 이적 후 경기 출전에 어려움을 겪은 터라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니지만, 보훔은 그의 기술력과 풍부한 경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독일 일간지 ‘WAZ’에 따르면 “로빈 두트 감독이 지난 10일 이청용과 개별 면담을 했다. 4-2-3-1 포메이션에서 이청용의 활용법에 대해 본인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전했다. 두트 감독은 “이청용이 잉골슈타트를 상대할 2.분데스리가 5라운드 홈경기 출전 명단에 반드시 포함될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팀 상황도 이청용의 출전 가능성을 높여준다. 한때 손흥민의 경쟁자였던 시드니 샘은 리그 2라운드 퇴장 징계에 이어 발가락 부상까지 겹쳤다. 공격의 지휘자 역할을 맡는 세바스티안 마이어는 무릎 부상을 떨쳐내지 못했고, 우측 공격을 책임지던 밀로스 판토비치는 십자인대 파열로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상태다.

2선에서 뛸 선수가 마땅치 않다. 호주 국가대표 출신 로비 크루스를 제외하면 사실상 없다 봐도 무방하다. 보훔이 이청용을 긴급히 영입한 결정적인 이유다. 이청용이 빠른 시일 내에 경기 감각만 회복한다면, 팀 공격의 중심축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사진 2 - 이청용 / AFP 제공

이청용이 데뷔전부터 선발로 나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현재 보훔은 2선을 확실히 책임질 수 있는 선수가 보이지 않고, 즉시 전력감으로 영입한 이청용의 경기력 회복이 시급하다. 팀과 이청용 모두에게 ‘데뷔전 선발’은 가장 좋은 선택일 수 있다. 잉골슈타트가 올 시즌 5경기(DFB 포칼 포함)에서 1승밖에 거두지 못했고, 수비(8실점)가 불안하다는 점도 부담을 줄여준다.

이청용은 오랜 시간 경기에 굶주렸다. 크리스털 팰리스에 자리한 이후 지난 시즌까지, 리그 경기에 선발로 나선 횟수는 단 10차례였다. 대한민국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이던 볼턴 원더러스의 에이스였던 그에게 절망적인 시간이었다. 그간의 설움을 조금이나마 털어내기 위해서라도 데뷔전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길 필요가 있다.

이청용이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축구계 격언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킬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포츠한국 이근승 객원기자lkssky0203@naver.com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