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아센시오(22·레알 마드리드)가 유망주 딱지를 벗어던지며 핵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스페인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2018~2019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네이션스리그에 나선 아센시오가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다. 단순히 골만 터뜨린 것이 아니라 3개의 도움을 추가하는 등 맹활약을 선보이며 팀의 6-0 대승에 앞장섰다. 총알 같은 슈팅과 드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한 패스, 창의적인 움직임 등 ‘완벽’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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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센시오가 무너뜨린 상대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팀 크로아티아였다. 크로아티아는 러시아 월드컵 골든볼(MVP) 수상에 이어 UEFA 올해의 선수로까지 뽑힌 루카 모드리치를 비롯해 이반 라키티치와 이반 페리시치, 도마고이 비다 등 한여름의 동화를 썼던 주역들이 총출동했지만 아센시오의 맹활약에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깜짝 활약이 아니다. 아센시오는 일찍부터 스페인과 레알 마드리드의 미래라 불린 특급 재능이다. 2014~2015시즌 스페인 세군다리가(2부) RCD 마르요카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고, 2015년 여름 레알에 합류했다. 하메스 로드리게스, 이스코 등과 쉽지 않은 주전 경쟁에 임대를 떠났지만, 신의 한 수가 됐다.

아센시오는 2015~2016시즌 34경기(선발 33)에 출전해 4골 10도움을 올리는 맹활약을 선보이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고의 신인으로 떠올랐다. 그의 활약은 직전 시즌 세군다리가에서 보인 모습(34경기 4골 10도움) 못지않았다. 당시가 프리메라리가를 누비는 것이 처음이었단 사실도 축구팬들을 더욱 놀라게 했다.

레알은 20세의 어린 소년에게 더 이상의 임대를 허락하지 않았다. 선발은 보장할 수 없었지만, 특급 조커로 활용하며 성장세를 눈앞에서 지켜봤다. 놀라웠다. 빼어난 볼 키핑과 탁월한 킥력, 남다른 시야와 패스, 폭발적인 스피드 등 그를 왜 라울 곤살레스(은퇴)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후계자로 여기는지 알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마리아노간 단 7번을 아센시오가 달아야했다고 주장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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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2년 차였던 지난 시즌부턴 중심으로 올라섰다. 아센시오는 리그 32경기(선발 19) 6골 6도움, UEFA 챔피언스리그(UCL) 12경기(선발 3)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스트라이커 바로 아래 포진하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선호하지만, 측면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스페인 대표팀은 실패했지만, 아센시오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한층 성장하기도 했다.

이제 22살, 아센시오에게 핵심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소속팀 레알의 상징이나 다름없던 호날두가 이탈리아(유벤투스)로 떠났다. 가레스 베일과 이스코 등이 건재하지만, 아센시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아센시오는 3라운드까지 진행된 2018~2019시즌 전 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3연승을 이끌었다.

아센시오가 크로아티아전에서 보인 맹활약은 우연이 아니다. 등장부터 남달랐고, 기량은 계속 성장 중이다.

레알은 16일 아틀레틱 빌바오와 리그 4라운드 원정 경기를 소화하고, 20일에는 UCL 조별리그 첫 경기 AS 로마와 맞대결을 벌인다. 역사적인 UCL 4연패와 지난 시즌 리그에서의 아쉬움을 털어낼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A매치 데뷔골 포함 맹활약을 보인 아센시오가 앞으로는 얼마나 더 대단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스포츠한국 이근승 객원기자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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