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 최전방은 여전히 무주공산이다. 지동원(27·아우크스부르크)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을 향해 출항한 벤투호의 중심이 될 수 있을까.

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동원은 파울루 벤투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7일 코스타리카전과 11일 칠레전을 모두 소화했다. 코스타리카전에선 선발로 출전해 66분을 뛰었다. 2선에 포진한 손흥민과 남태희, 이재성을 활용한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중앙과 측면을 활발히 오가며 수비의 시선을 끌고, 공간을 만들어냈다. 과감한 바이시클 킥으로 득점을 노린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칠레전에선 후반전에 교체로 투입돼 33분여를 소화했다. 직전 경기와 마찬가지로 많이 움직이면서 2선 공격진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 패스 타이밍에 맞춰 뒷공간을 공략하는 움직임, 볼을 향한 집념도 눈에 띄었다. 적극적인 압박을 통해 상대 공격 속도를 늦추고, 끊임없이 수비에 가담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지동원은 9월 A매치 2연전을 통해 경쟁력을 증명했다. 아쉽게도 득점은 터뜨리지 못했지만, 대표팀의 강점인 2선 공격진을 살리는 데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다. 큰 기대를 모았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 황의조가 2경기 모두 침묵하면서,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도 남겼다.

이제 득점력만 보여주면 된다. 지동원은 스트라이커가 주 포지션이지만, 결정력이 단점이다.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임대 신화를 쓴 2012~2013시즌 이후 리그 5골 이상을 기록한 적이 없다. 독일 2부 리그에 속한 다름슈타트로 임대를 갔던 지난 시즌 후반기에도 16경기 2골 2도움에 그쳤다.

원소속팀 아우크스부르크로 복귀한 올 시즌에도 2경기에 교체로 출전한 것이 기록의 전부다. 지동원은 스트라이커뿐 아니라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로도 활용되는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지만, 공격 포인트 생산 능력을 증명해야 더 많은 경기에 뛸 수 있다. 공격 포인트가 있어야 지동원의 본래 강점도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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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보인 결정력을 보여줘야 주전 스트라이커로 중용 받을 수 있다. 연계 능력이 제아무리 뛰어나다 한들, 결정력이 없는 스트라이커는 한계가 뚜렷하다. 더욱이 지동원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이후 누구보다 많은 기회를 받았다. 이제는 그 신뢰에 보답해야 할 때다.

앞으로가 정말 중요하다. 좋은 몸 상태이고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것을 9월 A매치를 통해 증명했다. 소속팀에 복귀해 어떤 경기력을 보이고 결과물을 내놓느냐가 앞날을 결정한다. 유연한 몸놀림에 결정력이 더해진 지동원이라면, 소속팀이나 대표팀이나 그를 선발로 내세우지 않을 이유가 없다.

벤투호의 최전방은 주인이 없다. 황의조는 검증이 더 필요하다. 황희찬과 김신욱, 석현준 등 기존 자원들도 마찬가지다. 가능성을 보인 지동원이 결정력을 더하며 벤투호 최전방의 터줏대감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스포츠한국 이근승 객원기자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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