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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수원=이재호 기자] 이타적인게 아쉬울 수 있다니. 손흥민은 주변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많이 뛰었고 결정적인 상황에서도 자신이 처리하기보다 도우려했다. 하지만 좀 더 과감해도 되는 자격과 능력 갖춘 손흥민의 너무 이타적인 모습은 아쉬움을 남겼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 A매치 평가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손흥민은 황의조-황희찬과 함께 3톱을 이루며 아시안게임에서의 공격조합 그대로 나서 편안해보였다. 한 달가량 호흡을 맞춘 선수들과 뛰다보니 손흥민은 황의조-황희찬과 호흡은 매우 좋았고 서로가 원하는 것을 알았다.

아시안게임에서는 황의조가 워낙 득점감각이 뛰어났고 황희찬 역시 공격수로 가져야할 골욕심이 강했기에 손흥민은 두 선수를 받쳐주며 기회를 만들어주는데 주력했다. 그러다보니 손흥민이 고작 1골만 넣었지만 도움은 5개나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역시 손흥민은 황의조와 황희찬을 받쳐주기 위해 많이 뛰고 패스했다. 하지만 A대표팀은 조금 달라야했다. 이정도 강한 상대에게 황의조나 황희찬은 검증되지 않았지만 손흥민은 세계 어떤팀을 상대로도 골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다. 손흥민이 조금만 더 과감하게 직접 처리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장면이 있었다.

전반 30분 황희찬의 중앙 돌파가 성공하고 앞에 있던 손흥민에게 멋진 스루패스까지 연결됐다. 이때 손흥민은 좋은 슈팅 타이밍이었음에도 슈팅 대신 굳이 반대편에 있던 황의조를 향해 낮고 빠른 크로스를 하다 수비에게 걸리고 말았다. 손흥민이었다면 특유의 오른발로 감아차는 슈팅이 가능했을 것인데 지나치게 만들어야한다는 생각이 강해보였다.

전반 39분에도 오른쪽에서 황의조가 수비의 공을 인터셉트해 옆에 있던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손흥민은 좋은 오른발 슈팅 타이밍이었으나 순간 패스를 하려는 듯 멈칫하다 뒤에서 들어온 칠레 수비수 태클에 킥을 하지 못했다. 아쉬운 공격 상황이었다.

후반 종료 직전까지도 손흥민은 동료에게 패스를 우선으로 생각했다. 물론 이타적인 플레이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한국에서 손흥민이 해결하지 못한다면 해결할 이는 많이 없다. 손흥민은 그런 능력을 갖췄고, 해결 능력은 손흥민이 최고이기에 너무 이타적이기보다 가끔은 이기적인게 아쉬운 손흥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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