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더 승리에 대한 열망이 크고 집중력을 유지하느냐가 승부를 가른다. 한국은 말레이시아전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U-23)이 29일 오후 6시(이하 한국시각) 인도네시아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전 베트남과 피할 수 없는 한판을 벌인다. 대표팀은 강력한 우승 후보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을 연파한 기세를 몰아 베트남전에서도 승리를 자신한다.

그러나 자신감이 자만심으로 바뀌면 곤란하다. 한국은 베트남과 상대 전적(U-23)에서 4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은 4차례나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베트남은 4강에 진출해 있는 이번 대회가 역대 최고 성적이다. A대표팀 맞대결에서도 25전 17승 6무 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자랑한다.

한국은 유럽 무대를 주름잡는 손흥민을 비롯해 이승우와 김민재, 황의조 등 이름값에서도 베트남을 크게 앞선다. 바레인과 시리아를 꺾고 준결승에 도달한 베트남과 달리, 우리는 우승 후보로 손꼽힌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을 따돌리고 2연속 금메달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과거의 베트남이 아니다.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 부임 이후 새로운 역사를 써내고 있다. 지난 1월 AFC U-23 챔피언십에선 준우승의 기적을 썼고, 이번 대회에서도 역사상 최고 성적을 내고 있다. 물샐 틈 없는 수비와 집중력 있는 한방으로 승리를 가져오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특히 이번 대회 준결승에 진출한 네 팀 중 유일하게 실점이 없다. 개인 능력은 빼어나지 않을지 몰라도, 한 발 더 뛰는 투지와 조직력을 앞세워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시킨다. 아시아 축구의 강자 일본도 베트남의 짜임새 있는 수비를 뚫어내지 못하며 조별리그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맛본 바 있다.

우리 대표팀이 베트남을 얕잡아 보고 그라운드에 들어선다면,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실제로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한 수 아래라 여긴 말레이시아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맛봤다. 16강 진출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주전 선수를 대거 제외한 선발 명단을 내세운 것부터가 방심이었다.

집중력이 요구된다. 말레이시아전과 우즈베키스탄전처럼 한순간의 방심이 불러오는 실수는 실점으로 이어진다. 수비력이 빼어난 베트남전에서의 실점은 패배로도 직결될 수 있다. 득점이 터지지 않아 조급해진다면, 스스로 무너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준결승에서 맞붙는 팀인 만큼, 이날 경기만을 생각하고 그라운드에 들어서야 한다.

양 팀 모두 체력은 바닥났다. 한국과 베트남 모두 8강전에서 120분 연장 혈투를 벌였다. 그리고 48시간 뒤, 결승행 진출 티켓을 두고 싸우는 매우 빡빡한 일정이다. 상대를 얕보지 않고 투혼이 요구되는 한판 승부다.

스포츠한국 이근승 객원기자lkssky0203@naver.com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