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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가까스로 16강에 진출한 김학범호에 비상이 걸렸다.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22·전북현대)가 이란전에서 결장하기 때문이다.

지난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대회 첫 경고를 받았던 김민재는 20일(이하 한국시각) 키르기스스탄과의 3차전에서도 상대의 돌파를 막는 과정에서 경고를 받았다. 대회 규정에 따라 두 차례 옐로카드를 받은 김민재는 다음 경기에 나설 수 없다.

김학범호에게는 치명타에 가깝다. 김학범 감독은 대표팀 선수 선발 당시부터 김민재를 수비의 핵심으로 꼽았다. 그리고 실제로 김민재는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해 수비진의 중심에 섰다. 조별리그 전 경기에 선발로 나선 유일한 수비수다.

특히 앞서 김민재의 빈자리가 느껴졌던 경기가 있던 터라 김학범 감독으로서는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6-0 대승을 거뒀던 지난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였다.

당시 5-0으로 앞서던 후반 25분, 김학범 감독은 김민재를 빼고 김건웅(울산현대)을 투입했다. 공교롭게도 김민재가 빠진 직후부터 조현우(대구FC)의 선방쇼가 빛나기 시작했다. 상대의 위협적인 슈팅이 연거푸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김민재의 공백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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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감독은 상대에게 의도적으로 공간을 내준 뒤 공을 빼앗아 역습을 전개하는 ‘훈련’을 실전에서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어쨌든 김민재가 빠진 이후 수비진에서 거듭 위협적인 슈팅을 내줬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더구나 상대는 바레인 21세 이하(U-21) 대표였다.

16강전에서 만나게 될 이란의 전력은 적어도 앞서 상대한 팀들보다 더 강한 것으로 평가받는 상황. 더구나 이제는 단판승부로 펼쳐지는 토너먼트다. 지난 말레이시아전처럼 수비지역에서의 실수가 나온다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의 공백이 심상치 않게 느껴지는 이유다.

가뜩이나 흐름이 많이 꺾인 상황에서 난적을 만나는데, 하필이면 수비에 적잖은 불안요소마저 생겼다. 조별리그를 치르는 동안 조직력적인 측면에서 안정감 있는 모습이라도 보여줬다면 모르겠지만, 한 수 아래인 팀들을 상대로도 부침을 겪었던 터라 그 불안감은 더욱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금메달’을 목표로 출항에 나선 김학범호가 토너먼트 첫 경기부터 커다란 암초와 마주한 셈이다.

한편 한국과 이란의 대회 16강전은 오는 23일 오후 9시30분 인도네시아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만약 이란을 꺾고 8강에 오르면 우즈베키스탄-홍콩전 승리팀과 4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2018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 대진표. 그래픽=김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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