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 9시(이하 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8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최종전에서 키르기스스탄(피파랭킹 92위)과 격돌한다.
16강 진출 확정과 조별리그 탈락의 기로에 선 채 맞이하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다.
앞서 첫 경기에서 바레인을 6-0으로 대파했던 한국은 17일 말레이시아에 1-2로 충격패를 당하면서 ‘경우의 수’를 따지게 됐다. 만약 말레이시아를 꺾었을 경우 조 1위와 16강 진출을 모두 확정한 뒤 키르기스스탄전을 부담없이 치를 수도 있었다.
물론 16강에 오를 경우의 수가 더 많다. 승리는 물론,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키르기스스탄과 비길 경우 한국의 승점은 4점(1승1무1패)이 되는데, 같은 시각 바레인이 말레이시아를 꺾고 승점 동률이 되더라도 승자승(6-0승)에서 앞서 2위를 지킬 수 있다.승점이 같을 경우 조별리그 전체 득실차나 다득점이 아닌 승자승을 먼저 따지는 대회 규정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한국이 이날 키르기스스탄을 꺾고, 1위 말레이시아가 바레인에 져 승점 동률을 이루더라도 한국은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없다. 앞서 말레이시아에 1-2로 진 까닭이다.
문제는 키르기스스탄의 졌을 경우다. 패배 시 ‘조별리그 최하위 탈락’의 가능성이 열린다.
키르기스스탄에 패배하면 한국은 승점 3점(1승2패)으로 말레이시아(승점6)와 키르기스스탄(승점4)에 밀려 조 3위로 떨어진다. 조 3위로 조별리그를 마치면 다른 5개 조 3위 팀들과의 조별리그 성적을 비교해 16강 진출 여부를 가려야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바레인이 말레이시아를 꺾으면, 한국은 조 3위가 아닌 4위로 추락한다. 말레이시아, 키르기스스탄에 이어 바레인도 승점 4점으로 한국보다 앞서기 때문이다. 한국이 반드시 피해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한편 한국축구 역사상 키르기스스탄과의 맞대결은 이번이 두 번째다. A대표팀이나 U-23 대표팀의 맞대결은 그동안 한 차례도 없었고, 12년 전 20세 이하(U-20) 대표팀이 키르기스스탄과 격돌한 것(7-0승)이 유일하다.
키르기스스탄의 피파랭킹은 한국보다 35계단 낮은 92위다. 앞서 한국이 패배했던 말레이시아(171위)보다는 훨씬 높은 팀이기도 하다.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의 경기는 SBS를 통해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