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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골문이 불안하면 팀 전체가 흔들린다. 팀이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안정감 있는 골키퍼가 필수적인 이유다.

김학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세 장의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중 한 장을 조현우(대구FC)에게 쓴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일각에서는 강현무(포항스틸러스)와 송범근(전북현대)이 있는 만큼 굳이 조현우까지 필요하겠느냐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김 감독의 선택은 첫 경기 만에 옳았음이 증명됐다.

조현우는 15일(이하 한국시각) 바레인전에 선발 출전해 후반 중반 이후 상대의 위협적인 슈팅들을 연거푸 막아냈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서 선보였던 눈부신 존재감은 아시안게임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덕분에 한국은 바레인을 6-0으로 대파했다. 조현우의 ‘선방쇼’가 무실점 승리의 밑바탕에 깔렸다.

그런데 이틀 뒤인 17일 말레이시아전 선발명단에는 조현우의 이름이 없었다. 바레인전과 비교해 6명이나 바꾼 ‘로테이션’에 그가 포함됐다. 김 감독은 대신 송범근에게 골키퍼 장갑을 건넸다.

물론 사흘 새 2경기를 치러야 하는 강행군을 고려하면 체력 안배를 위한 로테이션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다만 체력적인 소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그래서 안정감이라는 측면에서 잘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골키퍼까지 그 범주에 포함된 배경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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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를 와일드카드로 발탁한 것이 옳았음이 첫 경기에 증명이 됐다면, 두 번째 경기인 말레이시아전에서는 ‘골문이 불안하면 팀 전체가 흔들린다’는 사실이 고스란히 입증됐다.

이날 선발로 나선 송범근은 선방쇼나 안정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전반 5분 황현수(FC도쿄)와 충돌한 뒤 쓰러져 공을 놓치는 바람에 이른 시간 선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날 경기가 꼬이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먼 거리에서 찬 상대의 슈팅마저 제대로 막지 못했다. 두 차례의 실점 장면 모두 상대가 잘 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골키퍼가 충분히 막아줬어야 하는 장면들이었다.

골키퍼까지 로테이션을 택한 김학범 감독의 선택이 의심의 여지없는 패착이었다는 의미다. 골키퍼는 체력소모가 상대적으로 적은데다가, 안정감 있는 골키퍼의 경우 웬만해서는 변화를 주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오판이기도 했다.

혹 모든 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주기 위한 선택의 일환이었다면, 차라리 서로에게 더 좋은 기회를 만들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더 아쉬운 선택이기도 했다. 만약 이날 한국이 말레이시아를 꺾었을 경우 오는 20일 키르기스스탄과의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조 1위와 16강 진출을 모두 확정할 수 있었다. 골키퍼를 비롯해 과감한 로테이션을 부담 없이 가동할 수 있었던 기회였던 셈이다.

결과적으로 말레이시아전 충격패로 이 기회를 놓치면서, 김학범 감독은 키르기스스탄전까지 로테이션의 범위를 두고 고민이 불가피해졌다. 조 1위가 불가능해짐에 따라 최종전 이후 16강전까지의 기간도 하루 더 짧아졌고, 16강전에서 이란 또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나야 하는 부담감까지 더해졌다. 김학범 감독의 선택이 여러 모로 오판이 된 셈이다.

한편 한국은 오는 20일 오후 9시30분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무승부 이상만 거두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다. 승자승을 먼저 따지는 대회 규정에 따라 조 1위 탈환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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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8/18 0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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