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CF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1군 프리시즌 동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강인(17·발렌시아)이 이제는 1군 공식무대 데뷔에 도전한다. 어린 나이를 감안한다면 쉽지 않을 수 있겠지만, 앞서 프리시즌에서 스스로 보여준 경쟁력과 지난해 구단의 ‘선례’를 감안한다면 충분히 기대해볼 만한 도전이기도 하다.

앞서 이강인은 1군 팀의 부름을 받고 스위스와 네덜란드, 잉글랜드를 거치는 프리시즌에 동행했다. 비단 훈련에 그치지 않고 5경기 연속 교체로 출전하면서 거듭 시험대에 올랐다.

프리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는 뜻 깊은 결실도 맺었다. 바이어 레버쿠젠(독일)과의 경기에 교체로 출전해 1군 데뷔골을 터뜨렸다. 무대가 이강인이 꿈에 그리던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발렌시아 홈구장)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컸다.

1군과의 동행이라는 경험을 넘어, 그 안에서 나름의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그동안 이강인을 발렌시아의 미래로 주목해오던 현지 언론들도 그의 프리시즌 활약상을 연일 조명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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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이 새 시즌부터는 1군에서 훈련할 것이라는 현지 전망이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수페르데포르테는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의 계획에 따라 이강인은 새 시즌부터 1군에서 훈련할 예정”이라면서 “주중에는 1군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주말에는 원소속팀인 발렌시아 메스타야(B팀·2군) 경기를 치르는 방식”이라고 보도했다.

프로무대인 스페인 3부리그에서 꾸준하게 실전을 소화하면서, 동시에 마르셀리노 1군 감독 아래 지도와 관리를 받는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로테이션이 필요한 시기가 있을 경우, 자연스레 이강인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스페인에서는 B팀이나 유스팀 선수의 임시 승격을 통한 1군경기 출전이 흔한 일이기도 하다.

마침 지난해 이강인과 같은 나이에 1군에 공식데뷔한 뒤, 결국 1군 정식선수까지 된 선수도 있다. 이강인에게는 좋은 선례이기도 하다.

지난해 이강인과 같은 나이인 17세에 발렌시아 1군에 공식데뷔했던 페란 토레스 ⓒAFPBBNews = News1
이강인보다 한 살 많은 페란 토레스(18)는 지난해 11월 코파 델 레이를 통해 1군 공식경기에 데뷔한 뒤, 보름 여 뒤 프리메라리가 데뷔전까지 치렀다. 이후 토레스는 구단과 정식 프로계약을 체결하고 1군 선수로 정식 등록됐다. 재능만 뒷받침된다면, 나이와는 무관하게 기회를 주는 발렌시아 구단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변수가 있다면 이강인이 프리시즌 동안 주로 나섰던 왼쪽 측면 미드필더 자리가 어떻게 구성되느냐다. 재영입설이 돌고 있는 곤살루 게드스(파리생제르망)가 합류할 경우 이 자리에서 시험대에 올랐던 이강인이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

다만 이강인의 주 포지션이 왼쪽 측면 미드필더가 아닌 만큼 새로운 포지션에서 또 다른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강인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나 오른쪽 측면 등도 소화할 수 있다. 프리시즌 동안 전방 공격수로도 기용됐다.

발렌시아가 올 시즌 정규리그인 프리메라리가 뿐만 아니라 코파 델 레이(국왕컵)와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등 3개 대회에 참가하는 만큼 로테이션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점도 이강인의 이른 1군 데뷔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17세' 이강인의 1군 공식데뷔가 머지않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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