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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구단의 배려일 수도 있고, 또 다른 경쟁의 서막일 수도 있다. 다만 그것이 무엇이든, 어쨌든 최악의 시나리오만큼은 피했다는 점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 경쟁은 한 달 뒤의 이야기다.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이 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첫 경기를 소화했다. 주어진 시간은 추가시간에 추가시간을 포함해도 15분 여. 영국 스카이스포츠가 평점을 매기지 못할 만큼 손흥민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나도 짧았다.

현지 언론들도 손흥민의 선발 출전 가능성을 높게 내다본 경기였다. 프리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했고, 해리 케인이나 델레 알리가 팀에 복귀한 지 일주일도 채 안 된 시점이었기 때문.

그러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케인과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그리고 루카스 모우라를 선발명단에 올렸다. 손흥민은 팀이 2-1로 앞서던 후반 35분에야 알리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을 따름이었다.

해석은 분분하다. 아시안게임 차출을 앞둔 손흥민을 위한 '배려'라는 시선과, EPL 개막전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할 때 불안한 팀 내 입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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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조별리그는 6일 간 3경기를 치러야 할 만큼 빠듯하다. 손흥민 없이 20여 일을 보내야 하는 토트넘 역시 미리 대비책을 세울 필요가 있었다. 마침 팀이 리드를 잡으면서 여유롭게 경기를 운영했다. 이날 손흥민이 선발에서 제외되는 배려 속에 경기 막판에야 투입된 것에 대한 '긍정적인 해석'이다.

반대의 해석도 있다. EPL 개막전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한다면, 선발 제외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이 정도로 짧은 시간만 출전시킬 것이었다면, 차라리 일찌감치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에 협조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다.

다만 그 실체야 어찌됐든, 손흥민으로서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시기다. 무엇보다 모두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다는 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필요가 있다. 프리시즌을 통해 예열을 마친 뒤, 부상 없이 인도네시아행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는 점이다.

이미 월드컵 대표팀이 지난 러시아 월드컵 당시 예기치 못한 악재에 흔들렸다는 점을 돌아본다면 더더욱 반가운 소식이다. 당시 권창훈(디종FCO)은 합류 직전이었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결국 월드컵 출전이 불발됐다. 김민재(전북현대) 등의 부상 이탈도 잇따랐다.

만에 하나 손흥민이 소집 직전 부상이라도 당했다면, 손흥민은 물론 토트넘과 아시안게임 대표팀 모두에게 청천벽력이나 다름없었다. 포체티노 감독이나 구단 역시 대표팀 차출을 앞둔 손흥민을 향해 배려가 부족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을 터. 최소한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이러한 악재를 피했다는 점에 의미를 둘 만하다.

남은 것은 오롯이 손흥민의 몫이다. 그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떠나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한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야만 병역 면제 혜택을 받는다. 토트넘, 나아가 유럽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손흥민의 맹활약이 그 밑바탕에 깔린다면 더할 나위 없다.

뉴캐슬과의 개막전 선발명단에서 제외된 아쉬움을 털어내는 것은 그 다음의 일이다.

한편 손흥민은 자카르타에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해 처음 호흡을 맞춘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오는 15일 오후 9시 바레인전을 시작으로 17일 말레이시아, 20일 키르기스스탄과 차례로 격돌한다.

▲2018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일정(한국시각)

- 15일 오후 9시 : 바레인전 (조별리그 1차전)
- 17일 오후 9시 : 말레이시아전 (2차전)
- 20일 오후 9시 : 키르기즈스탄전 (3차전)

- 24일 오후 9시 30분 : 16강전 (토너먼트 일정은 조 1위 기준)
- 27일 오후 6시 : 8강전
- 29일 오후 9시 30분 : 4강전
- 9월 1일 오후 9시 : 결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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