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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엔리케 ‘키케’ 산체스 플로레스(53·스페인) 감독이 한국축구의 유력한 차기 사령탑으로 떠올랐다.

대한축구협회가 키케 감독과 만났다는 스페인 언론의 보도가 나온 가운데,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8일 유럽으로 출국한 것이 확인되면서 공석인 차기 사령탑 선임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스페인 아스는 10일(이하 한국시각) “대한축구협회가 키케 감독에게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4년 계약을 제안했다”면서 “키케 감독은 제안을 고민한 뒤 수일 내 답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 역시 현재 유럽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상태다.

키케 감독의 최대 강점으로는 풍부한 경험이 첫 손에 꼽힌다. 2001년 레알 마드리드 유스팀을 거쳐 발렌시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상 스페인) 벤피카(포르투갈) 등의 지휘봉을 잡았다. 알-아흘리, 알-아인(이상 UAE) 등 아시아 리그도 경험했다.

소속팀을 정상으로 이끈 경력도 있다. 2009~2010시즌에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유로파리그는 챔피언스리그보다 한 단계 낮은 유럽 클럽대항전이다. 이밖에 벤피카나 알-아흘리 등에서는 컵대회 우승도 이끌었다.

그러나 풍부한 경험 이면에는 고개를 갸웃할 만한 부분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협상 테이블이 차려질 경우, 대한축구협회가 키케 감독과 반드시 풀어야 할 매듭들이기도 하다.

우선 키케 감독은 대표팀 감독 경력이 전무하다. 만약 한국의 지휘봉을 잡는다면, 키케 감독에게 한국 대표팀은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처음 도전에 나서는 셈이다.

클럽팀과 대표팀은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크게 다르다. 클럽팀과는 달리 대표팀은 가끔씩 소집돼 훈련을 진행하는 만큼, 축구철학 등 시스템 등을 만드는 ‘노하우’가 반드시 필요하다. 키케 감독의 대표팀 지도 능력과 관련된 의문부호가 불가피한 이유다.

10개 팀을 이끌어 봤지만, 이 과정에서 장기간 팀을 이끌어본 경험은 없다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키케 감독이 가장 오랫동안 팀을 이끈 것은 레알 마드리드 유스팀 약 3년, 발렌시아를 2년 5개월 정도다. 이마저도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2000년대 초중반의 일이다.

이후에는 벤피카 1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1년 7개월 등 대부분의 팀에서 재임기간 2년을 채 채우지 못했다.

가장 최근에 지휘봉을 잡았던 에스파뇰에서도 시즌이 한창 진행되던 지난 4월, 1년 10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한국축구는 현재 4년의 시간을 두고 장기적으로 팀을 만들어갈 능력이 검증된 감독이 필요하다.

연봉 역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스페인 크로니카 글로발에 따르면 키케 감독이 에스파뇰에서 받았던 연봉은 300만 유로(약 39억원)다. 대한축구협회가 준비 중인 최대치와 비슷한 액수다. 세금이나 코칭스태프 등이 더해지면 액수는 더욱 올라갈 수 있다.

대표팀 지휘 능력이나 장기간 팀을 이끌어갈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가운데, 금전적인 부분마저 이견이 크다면 대한축구협회 역시 더욱 더 신중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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