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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피자 배달 왔습니다.”

8일 오후 경남FC 사무국으로 뜻밖의 간식이 배달되었다.

골키퍼 이범수가 구단 직원들에게 보낸 선물이었다. 이범수는 "선수들을 위해 뒤에서 묵묵히 고생하는 구단 직원들에게 작은 선물을 하고 싶었다"라며 "작지만 맛있게 드시고 경남의 돌풍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 달라"라고 했다.

이범수는 지난 5일 신들린 선방쇼를 펼치며 K리그1 선두 전북전(1-0 경남 승) 무실점 승리를 견인했다. 그는 무려 12개의 유효슈팅을 막았다. 이범수의 철벽방어에 힘입은 경남FC는 2076일(2012년11월29일 이후)만에 전북 원정승리를 거뒀다.

실력과 따스한 마음을 겸비한 이범수. 좋은 날만 있었던 건 아니다. 지난해 21경기만 뛰고 십자인대 파열로 전력이탈했다. 리그 종료 후 베스트 11 골키퍼로 선정됐지만, 복귀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그 사이 골키퍼 장갑은 손정현에게 돌아갔다. 이범수는 밖에서 팀의 선전을 지켜봤다.

기다림 끝 기회가 왔다. 지난달 28일 FC서울전을 통해 그라운드에 리그에 복귀했다. 결과는 3대2 승리. 전북전 승리까지 묶어 경남FC는 이범수 복귀 후 2연승을 달리고 있다. 리그 순위도 2위. 복귀까지 자신을 묵묵히 지원해준 프런트 직원들에 대한 감사함을 이범수는 잊지 않았다. 그 따스한 마음을 피자에 담아 보냈다.

소박한 팀 경남의 소박한 이야기. 이범수의 피자가 첫 에피소드는 아니다. 경남 선수들은 유독 프런트를 잘 챙겼다. 주장 배기종을 비롯, 여러 선수들이 구단 직원의 야식, 간식을 챙겼다. 뿐만 아니라 명절과 기념일에도 마음을 전했다.

이런 선수들의 마음을 보기만 해도 직원들은 배부르다. 경남FC 관계자는 "이범수를 비롯한 많은 선수들이 구단 직원들을 챙겨준다"라며 "이러한 부분이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로 작용해 경남의 돌풍에 일조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승격팀' 경남FC의 K리그1 단독 2위 질주. 진정한 '원팀'이 써내려온 가슴 뜨거운 도전기다. 그 속엔 배려로 끈끈하게 뭉친 선수단과 프런트의 믿음도 녹아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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