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경남FC가 FC서울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시작도 끝도 결국은 말컹이었다.

김종부 감독이 이끄는 경남은 28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선제골을 넣은 뒤 역전을 허용했다가, 후반에 다시금 승부를 뒤집으며 역전승을 거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말컹이 있었다. 196cm의 장신에서 뿜어낸 시저스킥은 상대팀 팬들조차도 박수를 보낼 정도로 화려했다. 1-2로 뒤지던 상황에서는 포스트 플레이를 통해 동점골을 돕더니, 후반 40분에는 스스로 승부를 뒤집고 마침표까지 찍었다.

역전을 거듭한 두 팀의 명승부, 시작도 끝도 결국은 말컹이었다.

▶사령탑 출사표

- 이을용 FC서울 감독대행 : "쉬는 시간 3백 연습을 많이 했다. 경남이 3백 팀을 상대로 헷갈려하는 것 같더라. 경남은 밸런스가 좋은 팀이다. 사이드 위주의 공략이 필요할 것 같다. 습도가 높다. 결과적으로 체력싸움이 될 것이다. 어느 팀이 집중력 있게 경기하느냐가 관건이다.“

- 김종부 경남FC 감독 : "말컹이 아직 멘탈적으로 성숙하지는 않다. 서울과의 FA컵 이후에도 혼을 좀 냈다. 휴식도 보장받고 있는데 다른 선수들보다 덜 적극적으로 뛰었다. 아직 팀 스쿼드가 높지는 않다. 지속적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

FC서울-경남FC 선발 라인업
▶양 팀 선발라인업

서울은 리그 5경기 만에 3-5-2 전형을 재가동했다. 마티치와 안델손이 최전방에 포진했고 윤석영과 고요한이 양 측면에 포진했다. 신진호와 황기욱 조영욱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황현수 곽태휘 김원균이 스리백에 섰다. 골키퍼는 양한빈.

경남은 4-4-2 전형을 유지했다. 말컹과 김효기가 투톱을 구축한 가운데 네게바와 최영준 김준범 파울링요가 미드필드진에 섰다. 유지훈과 박지수 우주성 이광진이 수비라인을, 이범수가 골문을 각각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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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 말컹-안델손, 환상골로 ‘장군멍군’

경기 초반부터 불꽃이 튀었다. 10분도 채 안 돼 0의 균형이 깨졌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이광진의 크로스를 말컹이 시저스킥으로 연결했다. 원정팀 경남의 선제골이었다.

일격을 맞은 서울도 곧장 재반격에 나섰다. 그리고 7분 만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가운데로 파고들던 안델손이 왼발로 감아찬 슈팅이 경남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기세가 오른 서울은 거듭 역전골을 노렸다. 그러나 조영욱과 마티치의 슈팅이 번번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후 두 팀의 경기는 급격히 소강상태로 흘렀다. 안정에 무게를 두면서 서로의 빈틈을 노리는 형태로 전개됐다. 이 과정에서 앞서 결정적인 기회들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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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 뒤집고 따라가고…말컹이 찍은 마침표

하프타임 경남이 먼저 승부수를 던졌다. 파울링요 대신 쿠니모토가 투입됐다. 서울은 변화없이 후반전을 맞이했다.

그리고 서울이 2분 만에 균형을 깨트렸다.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패스 플레이를 통해 상대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던 고요한이 안델손의 힐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슈팅, 경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에는 경남이 다시 따라 잡았다. 후반 8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말컹이 머리로 떨어뜨렸다. 문전에 있던 최영준이 다이렉트 슈팅으로 연결해 승부를 재차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두 팀은 교체카드를 활용해 저마다 승부수를 던졌다. 경남이 하성민을 투입하자, 서울은 에반드로와 송진형을 잇따라 투입했다. 팽팽한 균형을 깨트리기 위해 양 팀 모두 공방전을 이어갔다.

그리고 후반 40분, 마침내 균형이 깨졌다. 이번에도 주인공은 말컹이었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벼랑 끝에 몰린 서울이 대대적인 반격을 펼쳤다. 그러나 승기를 잡은 경남의 수비 집중력은 좀처럼 흐트러지지 않았다. 결국 주심의 종료 휘슬과 함께 경기는 경남의 3-2 승리로 막을 내렸다.

▶경기종료 : 경남, 6경기 연속 무패…서울은 2연패

적지에서 승전보를 울린 경남이 6경기 연속 무패(4승2무)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승점 36점으로 1경기 덜 치른 3위 수원삼성(32점)과의 격차를 4점으로 벌렸다. 선두 전북현대와의 격차는 11점 차.

반면 서울은 지난 인천유나이티드전에 이어 2연패의 늪에 빠졌다. 승점도 23점에 그쳐 상위스플릿 진입에 적신호가 켜졌다. 순위는 9위로 한 계단 떨어졌다. 1경기 덜 치른 6위 강원FC와의 격차는 4점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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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보여준 말컹

남미 특유의 기술력에, 196cm의 장신을 활용한 팀플레이까지. 말컹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작부터 화려했다. 전반 9분 만에 0의 균형을 깨트렸다.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자신의 뒤쪽으로 향하자, 그는 지체없이 시저스킥으로 연결해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자신의 리그 14번째 골. 기술력까지 갖춘 공격수임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팀이 1-2로 뒤지던 후반 8분에는 장신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문전에서 헤더로 연결해 최영준의 동점골을 도왔다. 상대 수비수가 경합을 펼쳤지만 196cm인 말컹과 경합을 펼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이라이트는 2-2로 맞서던 후반 40분이었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네게바의 크로스를 또 한 번 헤더로 연결했다. 순간적인 침투를 통한 정확한 위치선정, 그리고 강력한 헤더까지 군더더기 없는 ‘한 방’이었다.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결승골이기도 했다.

▶8경기 만에 갈린 두 팀의 승부

2012년 11월. 당시 서울은 경남을 적지에서 3-0으로 완파했다. 그리고 그 경기는 오랫동안 두 팀의 승부가 갈린 ‘마지막 경기’로 남았다.

이듬해부터 두 팀의 승부는 늘 팽팽했다. 경남이 강등됐던 2014년까지 5경기 연속 무승부를 반복했다. 4년 뒤 경남이 재승격한 올 시즌에도 흐름은 이어졌다. 지난 5월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더니, 사흘 전 FA컵에서도 연장전까지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부차기 끝에 서울이 웃긴 했으나, 공식결과는 무승부로 남았다.

이번에도 흐름이 이어지는 듯 했다. 이른 시간부터 골을 주고받더니, 한 팀이 달아나면 다른 팀이 곧장 따라붙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다만 후반 40분에 터진 말컹의 ‘한 방’이 두 팀의 오랜 무승부 역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8경기 만이자, 2012년 이후 6년 만이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

- 이을용 서울 감독대행 : “결과는 졌지만 내용은 만족한다. 경남보다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던 것이 패인이다. 말컹에 대해서는 수비 선수들에게 누누이 얘기를 했다. 높이 싸움에서 수비 선수들이 안일하게 대처한 것 같다. 이제는 매 게임마다 죽기살기로 해야 한다. 특히 수비 훈련이 필요하다. 비디오를 통해서 깨닫고, 연습을 통해 수비를 안 하게끔 해야 한다. 반성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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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부 경남 감독 : “지난 FA컵에서는 절실함이 더 강했지만, 오늘은 미세한 차이, 체력적인 부분 등에서 경남이 더 앞섰던 것 같다. 하성민 선수가 투입된 뒤 중원에서 조화를 잘 이뤄냈다. 덕분에 전반전보다 후반전이 더 나았다. 말컹은 신체조건이 큰데도 생각지 못한 부분들이 많이 나온다. 순간 판단 등이 유동적으로 나오는 부분들은 칭찬해줄 만하다.”

▶경기정보

- 서울 : 양한빈(GK) - 황현수 곽태휘 김원균 - 윤석영 신진호(후29‘ 송진형) 황기욱 조영욱(후36’ 이상호) 고요한 - 마티치(후18’ 에반드로) 안델손

- 경남 : 이범수(GK) - 유지훈 박지수 우주성 이광진 - 네게바 최영준 김준범(후11‘ 하성민) 파울링요(HT 쿠니모토) - 김효기(후35’ 조재철) 말컹

- 득점 : 안델손 5호(전16분) 고요한 5호(후2분·이상 서울) 말컹 14, 15호(전9분, 후40분) 최영준 1호(후8분·이상 경남)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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