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지네딘 지단이 그랬던 것처럼 폴 포그바 역시 조국 프랑스의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이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유럽 최정상을 향해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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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그바는 일찍부터 특출 난 재능이었다. 프랑스 르 아브르 AC 유소년팀에서 축구를 시작해 2009년 16세의 어린 나이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둥지를 옮겼다. ‘전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그의 재능을 단박에 알아봤고, 팀의 미래로 키울 작정이었다. 마침내 2011~2012시즌 1군으로 올라서 데뷔전까지 치렀다.

그러나 맨유에서의 생활은 쉽지 않았다. 치열한 우승 경쟁 중이던 팀 사정상 어린 선수에게 많은 기회를 줄 수 없었다. 자신과 같은 포지션인 톰 클레버리, 올리베이라 안데르손을 비롯해 박지성과 웨인 루니, 하파엘 다 실바, 조니 에반스 등 포지션이 다른 선수들과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포그바의 프로 데뷔 시즌 성적은 교체로만 3경기 출전이었다.

포그바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크지 않다 확신했고, 맨유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목적지는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였다. ‘신의 한 수’였다. 유벤투스는 포그바에 신뢰를 보냈고, 그는 화답했다. 2012~201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 27경기(선발 18) 5골을 기록했고,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경기(선발 3)를 소화했다.

2013~2014시즌부터는 핵심적인 위치로 올라섰다. 리그 36경기(선발 33)에서 7골 7도움을 기록했고, UCL 6경기 1도움, UEFA 유로파리그(UEL) 8경기(선발 6) 1골을 기록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선 5경기(선발 4)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프랑스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영 플레이어 상도 그의 몫이었다.

세계 최정상급 미드필더로 성장한 포그바는 거칠 것 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2014~2015시즌 리그 26경기(선발 24) 8골 3도움, UCL 10경기 1골 3도움을 올렸다. 리그 우승은 밥 먹듯이 해온 탓에 새롭지 않았지만, UCL 준우승은 감회가 남달랐다. 바르셀로나에 밀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진 못했지만, 세계 최정상에 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

2015~2016시즌은 개인적으로 최고의 한 해였다. 리그 35경기(선발 33) 8골 12도움을 올리며 우승에 앞장섰고, UCL에선 8경기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푸른 유니폼을 입고 나선 유로 2016에선 7경기(선발 6) 1골을 기록하며 준우승에 앞장섰다. 이제는 빼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가 아닌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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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여름, 포그바는 친정팀 맨유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적료만 무려 9325만 파운드(한화 약 1381억 원)였다. 당시만 해도 역대 최고액이었다. 2016~2017시즌 리그 30경기(선발 29) 5골 4도움을 올렸고, UEL에선 15경기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프로 데뷔 시즌에 대한 아쉬움을 복귀 첫 시즌 만에 털어냈다.

2017~2018시즌도 마찬가지였다. 리그 27경기에서 6골 10도움을 올렸고, UCL 5경기(선발 3) 1도움을 기록했다. 퍼거슨 감독이 팀을 떠난 이후 최고 성적인 리그 2위 등극에 힘을 보탰다. 수비를 우선하는 조세 무리뉴 감독의 색채와 어긋날 때가 많지만, 묵묵히 제 역할을 했다. 과한 기대에 부담을 느낄 때도 많지만, 그는 자신의 길을 나아가고 있다.

다가오는 새 시즌 포그바는 ‘EPL 지배자’를 꿈꾼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6경기 1골을 기록하며 조국 프랑스의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결승전에서 터뜨린 쐐기골은 그가 스타로 불리는 이유를 증명했다. 여세를 몰아 맨유에서도 리그와 UCL 동시 석권을 노린다. 맞지 않는 옷이라 느껴진 3선에 완벽히 적응하면서 자신감도 채웠다.

기대가 큰 시즌이다. 포그바가 맨유의 트로피 사냥에 앞장설 수 있을지 새 시즌을 목 빠지게 기다리는 축구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스포츠한국 이근승 객원기자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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