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현미경] 호날두 떠난 레알, 베일 중심으로 개편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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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공식적으로 유벤투스 선수가 됐다. 호날두는 17일(이하 한국시각)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나는 야심이 있고, 도전을 즐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에서 해온 게 있지만 안주하고 싶지 않았다. 유벤투스에서도 나의 족적을 남기고 싶다”며 각오를 전했다.

세기의 이적이다. 호날두는 이제는 전 소속팀이 된 레알의 상징이었다. 2009년 맨유를 떠나 레알로 자리한 이후 통산 438경기에 나서 451골을 기록했다. 그는 리오넬 메시와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을 앞세운 바르셀로나 시대의 균열을 불러왔고, 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던 팀에 무려 4개의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다다른 호날두지만, 이탈리아에서도 성공의 역사를 이어갈 가능성은 매우 크다. 나이에 대한 우려가 상당했던 2017~2018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7경기 26골 5도움, UCL 13경기 15골 3도움을 올렸다. 얼마 전 막을 내린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4골(4경기)을 몰아쳤다.

문제는 레알이다. 역사적인 UCL 3연패에 앞장섰던 호날두가 떠났지만, 마땅한 대비책이 없다. 네이마르와 에당 아자르 등이 호날두를 대체할 수 있는 자원으로 손꼽히지만, 영입이 말처럼 쉽지 않다. 설령 이들이 레알 유니폼을 입는다 해도, 역사상 최고의 선수인 호날두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기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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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레스 베일이 호날두 역할을 대체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사실 베일은 호날두 못잖은 재능으로 인정받아 레알 유니폼을 입었다. 토트넘 홋스퍼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와 유럽 무대를 휘어잡던 모습은 호날두를 뛰어넘을 수 있는 재능으로까지 비쳤다.

베일은 스페인 무대 데뷔 시즌(2013~2014)부터 리그 15골 12도움, UCL 6골 4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UCL 결승전에서는 연장 후반 극적인 역전골을 터뜨리며 우승에 앞장섰다. 2015~2016시즌에는 리그 19골 10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고, 최근 UCL 3연패에도 공헌했다. 잦은 부상으로 인해 2014~2015시즌 이후 리그 30경기 이상을 소화한 적이 없지만, 재능과 능력만큼은 확실한 선수다.

몸 상태만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베일 중심으로 나아가는 것이 최선이다. 스피드는 세계 어느 선수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고, 밀집된 수비를 무너뜨릴 수 있는 개인기도 갖췄다. 호날두 못잖은 슈팅력과 결정력도 있고, 수비의 허를 찌르는 패스나 날카로운 크로스 능력도 있다.

2009년 여름 이후 호날두 없는 레알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나 현실이 됐다. 빠르게 받아들이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막대한 돈을 투자해 재능 넘치는 선수를 영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지만, 팀 적응이 필요치 않은 재능을 살려 호날두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 베일은 호날두 없는 레알의 중심이 될 수 있을까.

스포츠한국 이근승 객원기자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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