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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다시 느린 화면으로 보니 앙투안 그리즈만은 상대의 태클이 들어오기도 전에 이미 몸이 무너져있었다. 오죽하면 박지성 SBS 해설위원조차 “나도 속았다”고 말한 이 프리킥은 프랑스의 선제골이 출발점이었고 우승의 출발점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당하지 않은, 할리우드 액션으로 얻어낸 프리킥이었다는 점에서 프랑스의 기념비적인 우승의 옥에 티였음은 부인할 수 없다.

프랑스는 16일(이하 한국시각) 0시(자정) 러시아 모스크바의 리진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자책골, 앙투안 그리즈만, 폴 포그바, 킬리안 음바페의 골로 4-2로 승리했다. 1998 프랑스 월드컵 우승 이후 20년만에 역대 두 번째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프랑스다.

전반 18분 앙투안 그리즈만이 다소 할리우드 액션이 들어간 모습으로 얻어낸 프리킥을 직접 문전으로 감아올렸고 이 공을 수비 가담한 크로아티아의 마리오 만주키치가 헤딩한 것이 그대로 골문에 빨려 들어가며 자책골이 됐다. 크로아티아는 선제실점에도 전반 28분 4강전 MOM의 주인공 이반 페리시치가 세트피스 상황에서 뒤로 흐른 공에 강력한 왼발슈팅으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1-1 상황에서 전반 38분 프랑스의 오른쪽 코너킥이 문전에 올라왔을 때 동점골 주인공 페리시치의 손에 맞았고 VAR 판독 후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그리즈만이 키커로 나섰고 가볍게 왼쪽으로 차넣으며 프랑스는 2-1로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 14분에는 음바페-그리즈만-포그바로 이어진 페스플레이 후 포그바의 왼발 감아찬 슈팅이 골문을 가르며 프랑스는 세 번째 골을 넣었다. 후반 20분에는 음바페가 오른발 중거리슈팅으로 네 번째 골을 넣었고 60년만에 10대선수가 월드컵 결승전에서 골을 기록했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24분 프랑스 위고 요리스 골키퍼의 어이없는 드리블 실수를 만주키치가 골을 넣으며 그나마 자존심은 세웠다.

강한팀이 승리했다. 크로아티아는 16강부터 4강까지 모두 연장전을 가질 정도로 투혼이 넘쳤고 강력한 중원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프랑스는 골키퍼부터 공격수까지 전 포지션이 강했고 약점 없이 이번 대회 내내 완벽했다.

그럼에도 프랑스는 조별리그 최종전 덴마크와의 0-0 무승부 당시부터 비매너 플레이에 대한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킬리안 음바페는 불필요한 시간끌기, 할리우드 액션 등으로 논란이 됐다.

결승전 역시 이 논란에서 피할 수 없는 장면이 나왔다. 선제골 장면의 시초였던 그리즈만이 얻어낸 프리킥이 문제다. 골대에서 약 35m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는데 이 프리킥이 느린 화면으로 보니 그리즈만이 상대 태클이 들어오기도전에 먼저 몸이 무너져 넘어진 것. 박지성 SBS해설위원도 처음엔 “프리킥이 맞다”고 했지만 느린 화면을 다시 본 후 “심판도 속고 저도 속았다. 그리즈만이 태클이 오기전 먼저 넘어졌다. 반칙이 아니다”라고 냉정하게 말했을 정도였다.

결국 이 프리킥을 통해 프랑스의 선제골이 나오면서 3골이 넣는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프랑스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물론 그리즈만의 프리킥 장면은 직접적으로 골과 연관됐던 장면이 아닌 끊긴 장면이었기에 VAR 판독이 불가했다. 또한 그 프리킥을 골로 연결시킨 프랑스의 능력도 대단했다. 하지만 그 시발점이 할리우드 액션이었기에 프랑스로서는 경기 내내 이어온 ‘비매너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승을 차지했음에도 옥에 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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