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시원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고, 화려한 개인기로 상대 진영을 휘젓지는 않는다. 세계 축구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승리의 주역으로 떠오르는 날도 적다. 그러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고의 선수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다. 20년 만의 우승을 꿈꾸는 프랑스 중원을 책임지는 은골로 캉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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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테는 화려하지 않다. 프랑스 포백 수비 앞에 위치해 궂은일을 도맡는다. 상대의 전진 패스를 차단하고,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공격수를 막는 것에 주력한다. 좌우측 풀백 루카스 에르난데스와 벤자민 파바드의 오버래핑으로 인한 공간을 메우는 데 집중한다. 때론 빼어난 침투 패스와 드리블로 공격력까지 뽐낸다.

프랑스는 ‘진공청소기’ 캉테가 있어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확신한다. 프랑스가 16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 크로아티아와 맞대결을 벌인다. 크로아티아가 3경기 연속 120분 혈투를 벌인 만큼,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쳐 우승을 확정 짓겠다는 심산이다.

‘에이스’ 앙투안 그리즈만과 폴 포그바, ‘신성’ 킬리안 음바페의 활약도 기대되지만, 캉테가 루카 모드리치와 이반 라키티치의 중원을 쓸어 담을지도 큰 관심이다. 모드리치는 현존하는 최고의 미드필더다. 공격 전개 능력은 말할 것도 없고,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패스와 결정력까지 가졌다.

라키티치도 마찬가지다. 빼어난 활동량과 패스, 탈압박 능력을 자랑하며 모드리치와 함께 크로아티아의 사상 첫 결승 진출에 앞장섰다. 이들이 제 능력을 발휘한다면 마리오 만주키치와 이반 페리시치 등의 공격력이 극에 달할 수 있다. 모드리치와 라키티치의 활약에 따라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가려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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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더욱 캉테의 역할이 중요하다. 캉테는 기복이 없다. 결승까지 오는 과정에서 캉테 만큼 꾸준한 모습을 보인 선수는 없었다. 예상외로 고전했던 본선 조별리그 1, 2차전에서는 영국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이 선정한 경기 최우수선수로도 뽑혔다. 그가 평상시처럼만 해준다면, 모드리치와 라키티치의 존재감은 줄어들 수 있다.

프랑스는 캉테가 제 역할을 해줘야 공수 양면에 힘이 실린다. 캉테가 수비 안정감을 더해주면, 포그바와 그리즈만, 음바페 등은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다. 에르난데스와 파바드도 캉테를 믿고 마음껏 측면 뒷공간을 공략할 수 있다. 캉테의 순간 스피드를 활용한 침투나 드리블은 예상 못 한 득점도 만들어낼 수 있다.

주목도는 떨어지지만, 프랑스의 우승은 캉테에게 달려있다. 캉테가 모드리치-라키티치가 버틴 중원을 빨아들이느냐 마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 기대가 크다. 캉테는 그라운드 전 지역에 발자국을 남길 것처럼 뛰는 선수인데 체력적인 여유까지 있다. 모드리치와 라키티치가 3연속 120분 혈투를 치른 반면, 캉테는 정규시간을 소화하며 결승전에 다다랐다.

캉테가 평소대로 제 역할에 충실하면서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까.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스포츠한국 이근승 객원기자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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