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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유종의 미는 없었다. 오히려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경기력으로 일관했다. 잉글랜드에게 월드컵 3·4위전은 큰 의미가 없는 듯 보였고, 그 피해는 오롯이 축구팬들의 몫이 됐다.

무대는 14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3·4위전이었다. 결승 진출에 실패한 두 팀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맞서는 경기였다.

여러 모로 많은 관심이 쏠렸다. 3·4위전 특성상 양 팀 모두 부담 없이 치를 수 있었던 경기였기 때문. 마침 3·4위전에서는 최근 10개 대회 연속 3골 이상 터졌다. 프리미어리그(EPL) 올스타전이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로 세계적인 선수들도 즐비했다. 결승전과는 다른 의미의 치열한 경기가 예상됐다.

마침 0의 균형도 일찌감치 깨졌다. 전반 4분 만에 벨기에가 선제골을 넣었다. 나세르 샤들리(웨스트 브롬)의 도움을 받은 토마 뫼니에(파리생제르망)가 잉글랜드의 골망을 흔들었다. 앞선 기대감처럼 흥미진진한 난타전의 서막이 오르는 듯 보였다.

그러나 기대는 시간이 갈수록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균형을 맞춰야 했던 잉글랜드가 좀처럼 공격에 무게를 두지 않은 까닭이다. 0-1로 뒤지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잉글랜드는 공격보다는 수비에 잔뜩 무게를 두고 경기를 풀었다.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는 경기 운영이었다.

급기야 수비 지역에서 천천히 공을 돌리거나, 설렁설렁 걸어 다니는 모습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완급 조절의 일환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전반적으로 동점골을 넣기 위한 '의지' 자체를 크게 느끼기 어려웠다.

자연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벨기에 역시 무리수를 던질 필요는 없었다. 안정적으로 경기를 치르면서 역습을 펼치는 양상으로 경기가 전개했다. 한 골 뒤진 잉글랜드가 소극적으로 경기를 치르자, 전반적인 경기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골'에 대한 축구팬들의 갈증은 후반 37분에야 조금이나마 해소됐다. 역습 상황에서 에당 아자르(첼시)가 쐐기골을 터뜨렸다. 이 골은 이날 경기의 두 번째 골이자, 마지막 골이 됐다.

득점수도, 전반적인 경기력도 기대에 크게 못 미친 결과였다. 물론 결승 진출 실패로 인해 동기부여가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는 점을 감안해야겠으나, 전 세계 축구팬들이 두 팀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됐다. 3·4위전을 조용하게 만든 잉글랜드의 경기 운영은 여러 모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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