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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해리 케인도, 라힘 스털링도, 루카 모드리치도, 마리오 만주키치도 아니었다. 4강전 선제골의 주인공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키에런 트리피어였다. 비록 패했지만 트리피어의 멋진 프리킥골은 희망고문이라도 안겼다는 점에서 축구종가에게 위안이었다.

잉글랜드는 12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3시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진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전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전반 5분만에 터진 케빈 트리피어의 프리킥골에도 후반 동점골을 내준뒤 연장전 역전골을 내줘 1-2로 패했다.

전반 5분만에 잉글랜드는 골대와 약 25m 떨어진 중앙 지점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오른발의 트리피어가 수비벽을 넘겼고 공은 그대로 크로아티아 다니엘 수바시치의 손을 벗어나 그물을 흔들었다. 0-1로 뒤진 크로아티아는 후반 23분 오른쪽에서 시메 브르살리코의 크로스에 이반 페리시치의 적극적으로 날아서 찬 왼발 슈팅이 터지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갔고 연장 후반 4분 페리시치의 헤딩패스에 이은 수비라인을 뚫은 만주키치가 왼발 슈팅으로 크로아티아에 사상 첫 월드컵 결승행 티켓을 안겼다.

잉글랜드의 선제골 주인공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트리피어라는 잉글랜드 내에서도 주목도가 떨어지는 선수가 과감하게 키커로서 골을 성공시킬거라고 생각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볼의 궤적, 파워, 스피드 모두 완벽했다.

그동안 잉글랜드는 세계적 유명세에 비해 늘 팀 성적이 부진했다. 2000년대만 해도 베컴, 제라드, 프랭크 램파드, 마이클 오언 등 스타플레이어가 있었지만 월드컵 8강이 전부였다. 도리어 현재의 대표팀은 이름값과 유명세에서 당시 대단했던 선수에게 비견될 선수가 거의 없을 정도다. 케인이 그나마 팀을 대표하는 선수지만 차라리 오언이 더 유명하긴 유명했다.

하지만 유명세는 필요없다는 것을 트리피어의 골이 증명했다. 비록 패했음에도 트리피어의 프리킥 골은 그래도 축구종가에게 자존심을 지키게한 골이었다는 점에서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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