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축구대표팀의 전설이자, 벨기에 대표팀 수석코치인 티에리 알리(가운데)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티에리 앙리(41) 벨기에 수석코치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벨기에가 결승 진출에 실패한 가운데, 결승행을 좌절시킨 상대가 하필이면 ‘조국’ 프랑스인 까닭이다.

앙리는 1997년부터 프랑스 대표팀으로 활약하며 A매치 123경기에 출전, 51골을 넣은 프랑스 축구대표팀의 ‘레전드’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유로2000 우승의 중심에 그가 있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번 월드컵에는 벨기에의 ‘수석코치’로 참가했다. 11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두 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전이 이른바 ‘앙리 더비’로 주목을 받았던 이유였다.

자연스레 앙리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난처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었다. 소속팀인 벨기에가 결승에 올라도, 조국인 프랑스가 결승에 올라도 그 기쁨과 슬픔은 각각 절반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 4강전을 앞두고 인터뷰를 고사한 것도 복잡한 상황과 맞닿아 있었다.

경기장에서도 관심은 앙리에게 집중됐다. 벨기에 대표팀이 프랑스전을 앞두고 국가를 부르며 전의를 다지던 상황에도, 후반 6분 사무엘 움티티의 선제골로 프랑스가 1-0으로 앞서나간 시점에도 앙리는 애써 표정관리를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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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이날 벨기에는 프랑스에 패배, 대회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앙리로서는 벨기에의 결승 좌절, 그리고 ‘조국’ 프랑스의 결승 진출 사이에서 복잡한 심정이 교차하게 됐다.

한편 이날 승리한 프랑스는 크로아티아-잉글랜드전 승리팀과 대회 우승을 놓고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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